사이버 공간에서의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 등을 막기 위한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실명제 도입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1일 인터넷실명제 개선방안을 내놓기로 한 데 이어 열린우리당도 5일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인터넷실명제 도입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포털 피해자를 위한 모임(가칭 포피모)’이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이버 폭력과 명예훼손에 대해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어서 실명제 도입에 대한 논란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네티즌 65% 도입 찬성=그간 사이버폭력에 대한 논란은 많았지만 일반인으로 구성된 포피모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피모의 움직임은 올 상반기 사이버 공간의 핫이슈였던 이른바 ‘연예인 X파일’이나 ‘개똥녀’ 등 사이버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찰청에 접수된 각종 사이버 범죄신고는 지난 2002년 11만8868건에 불과했으나 2003년 16만5119건, 지난해 20만건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신고되지 않은 피해를 감안하면 실제 사이버 범죄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피모 측은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일반인의 경우 사이버 폭력에 적절한 대응을 못 하고 있다”며 “피해 당사자와 관련된 기사에 딸리는 댓글 삭제 및 안티카페, 미니홈피, 블로그 등 커뮤니티 폐쇄 등 포털 사이트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야후 등 포털 사이트 여론조사 결과 네티즌의 65% 이상이 실명제 도입을 찬성하고 있어 일반인의 움직임과 네티즌 여론의 향방이 인터넷실명제 도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포털 책임론 등장=인터넷실명제 도입 논란과 관련, 이른바 ‘포털 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사이버폭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댓글을 회원이 아닌 사람이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는 시스템과 명예훼손 책임 부분에 관한 약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문제”라며 “포털 사업자가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인터넷 포털들은 개인의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절차를 보유하고 있다”며 “단순히 익명이냐 실명이냐의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 사이버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3의 조정기관이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망=정통부는 인터넷실명제 도입 및 개선방안을 가급적 빨리 내놓고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라봉하 인터넷정책과장은 “이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인터넷 포털업체들과 함께 익명성의 문제점을 검토하는 연구반을 가동했다”며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명제 도입이든 개선방안이든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러나 실명제가 도입될 경우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의견 개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정통부가 어떤 방안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