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조영화)이 지난 달 우리 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캐나다, 네널란드 등 6개국 간 과학기술협업망(글로리아드)을 10Gbps급으로 개통해 각국 연구자들이 떨어져 있더라도 초대형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오는 2008년께는 이 글로리아드 망을 40Gbps급으로 확장할 예정이어서 핵융합이나 NT, BT 등의 국제 협업 연구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KISTI가 오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 홀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과학기술협업망 개통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각국전문가들은 글로리아드를 통해 고선명 의료데이터를 주고 받는 사이버 의료시대를 조기에 가시화하게 되며, 더 정확하고 빠른 기후예측, 차세대 에너지원인 핵융합로 연구로를 앞당겨 건설하게 되는 효과 등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월 말그대로 국제 사이버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시대가 열렸다. 우리 나라 주도로 미국·중국·러시아·캐나다·네덜란드 등 6개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10Gbps급 광통신으로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환형 국제과학기술협업연구망 글로리아드(GLORIAD)가 개통됐기 때문이다.
이 결과 사이버상에서 대용량의 정보와 첨단 연구기기, 연구인력 등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R&D 효율성을 수십∼수백 배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고에너지물리(HEP) △국제 핵융합실험로 프로젝트(ITER) △국제 가상천문대 프로젝트 △의료과학 분야 △기후예측 시스템 등이 꼽힌다.
◇10페타급 데이터 수신에 8개월=우리 나라가 탐내고 있는 1순위 프로젝트가 ‘고에너지물리(HEP)’분야 국제협업이다. 고에너지물리는 과학기술 R&D 발전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모든 나라가 필수적으로 수행하는 연구이지만 천문학적 비용의 연구장비와 각국에 분산·저장해야 할 정도의 방대한 대용량 정보로 인해 국제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다.
오늘 행사에서 ‘고에너지 물리와 e-사이언스를 위한 국제 연구망’을 주제로 발표하는 미국 칼텍 대학의 하비 B.뉴만 교수는 “세계에서 한대뿐인 스위스의 광입자충돌가속기 실험의 경우 현재 60개국 6000여명의 연구자들이 참여중”이라며 “오는 2007년께는 10PB(1페타바이트=1000조바이트) 의 실험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분야·가상천문대 효과 기대=우선 1g의 원료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내도록 하기 위한 핵융합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프로젝트(ITER)에의 응용이 기대된다. ITER에는 한국, 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6개국이 인공태양을 만들어 핵융합에너지를 개발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프로젝트로 핵융합 실험로의 건설에는 총 10년의 기간과 50억달러의 건설비가 소요된다. 글로리아드의 주요 참여 4개국이 ITER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2035년으로 예정된 핵융합발전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글로리아드와 세계의 대도전’이란 제목으로 발표하는 러시아 쿠르차토프연구소 예브게니 P. 벨리코프 소장은 “글로리아드의 개통으로 ITER 참여국 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수십 배 빨라져 핵융합발전연구 등 첨단 기기의 공동 활용이 매우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자국의 천문관측자료를 DB화하고 표준화하려는 국제 가상천문대 프로젝트도 오는 2008년 완공 이후, 매년 10PB 정도의 데이터를 생성, 실시간 관측을 통한 국제 협업연구를 지원하게 된다. 의료과학분야에서도 HD급의 초정밀 영상이 요구되는 사이버 진료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후예측을 위한 슈퍼컴퓨팅 자원과의 공유도 원활해진다.
◇글로리아드 참여국 연구 망=우리 나라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중국, 러시아의 백본은 적게는 45Mbps에서 넓게는 20Gbps대역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나라는 5∼20Gbps대역폭으로 그리드, e-사이언스, 수퍼컴퓨팅 파워, 과학기술DB 등의 첨단과학기술응용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KISTI는 오는 2008년까지 1차로 40Gbps급 이상의 국제 네트워킹 인프라를 구축한다. ‘스타라이트’와 ‘인터넷2’로 대변되는 미국의 연구 망은 1∼10기가비피에스급 속도로 첨단과학기술 연구와 차세대 네트워킹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하고 있다. 캐나다의 ‘씨에이 넷포(CA*net4)’는 10Gbps급 백본을 근간으로 차세대 네트워크 등을 연구중이다. 네덜란드는 e-사이언스 등을 위한 ‘서프넷(SURFnet)’, 중국은 응용과학 지원용 ‘씨에스티넷(CSTNET), 러시아는 인터넷 서비스와 응용과학을 위한 ‘알비넷(RBnet)을 운영중이다.
KISTI 이지수 슈퍼컴퓨팅센터장은 “70년대에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이 전국을 하나로 연결해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면 앞으로는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세계가 연결될 것”이라며 “글로리아드 망 개통은 글로벌 과학강국으로 자리매김 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