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망에 대한 SK텔레콤의 개방전략이 공세적으로 바뀌고 있어 망 개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2년부터 인터넷포털과 콘텐츠제공업체(CP) 등 인터넷기업들의 줄기찬 개방 요구에 대해 일정을 지연시키거나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등 수세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e스테이션 경유’나 ‘다운로드 서버 독자 구축’ 등 민감한 쟁점들을 잇달아 양보하는 등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문제는 그동안 조속한 망개방을 요구해 오던 인터넷기업들이 SK텔레콤 측의 이 같은 방향 선회에 오히려 불안해 하고 있다는 점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그동안 망개방의 최대 쟁점이던 서비스 다운로드용 서버의 운용방식을 모바일 임대(mASP)에서 외부 사업자도 독자서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일 주요 쟁점이던 콜백URL 메시지(SMS) 발송시 e스테이션 사이트에서의 사전동의 절차를 폐지키로 한 바 있다. e스테이션은 SK텔레콤의 회원관리 사이트다.
SK텔레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단 무선망 개방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안팎의 의견과 통신위원회·공정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내부에서조차 무선망 개방을 통해 얻는 이득이 지연을 통해 얻는 이득보다 낫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올해 정기국회에서 무선망 개방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방향 선회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SK텔레콤 측이 쟁점들을 양보한다 해도 요구 주체인 인터넷기업들이 비용이나 기술적으로 당장 이를 수용할 준비가 덜 돼 있거나 개방효과 자체가 미미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인터넷업계는 4년여를 끌어온 무선망개방 논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계기라는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SK텔레콤의 망개방 접근 방향의 선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 CP 관계자는 “이번주에 예정된 실무협의회에 참석해 봐야 알겠지만 SK텔레콤 내부에서도 무선망 개방에 대한 변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CP들이 독자서버를 구축할 여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자서버 구축 여력이 없는 기업들은 결국 임차료를 지불하고 mASP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SK텔레콤 측의 독자서버 구축 허용 검토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포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부사업자가 독자 서버를 구축한다 하더라도 그 이전에 SK텔레콤 측이 내부 무선인터넷플랫폼 규격을 공개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기업들은 망개방시 망소유자(이동통신사)와 외부사업자 간 유효경쟁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외부사업자의 다운로드용 독자서버 구축을 허용하거나 mASP 수수료 또는 월정액을 크게 낮추는 등 공정한 경쟁환경 구축을 요구해 왔다.
김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구체적으로 논의해 봐야 알겠지만 SK텔레콤이 내부적으로는 여러 쟁점사안을 조기에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예컨대 다운로드 서버 구축을 위해서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규격 개방이 필수적인만큼 개방 정도에 대한 내부 진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