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IT839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9대 IT 신성장동력 기술개발에 민간투자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부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올해 9대 IT신성장동력 개발에 투입될 자금이 정부투자비 3778억원과 민간 투자비 969억원을 합친 4747억원이라고 밝혔다. 정부투자 비용이 전체의 80%에 육박하는만큼 정부 주도형 기술개발 사업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IT839 전략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 주도형 기술개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9대 IT신성장동력은 IT839 전략 가운데 8대 신규서비스와 3대 인프라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위한 기기 및 부품·콘텐츠·소프트웨어 구축사업 등 10대 차세대 성장산업의 세부항목 중 IT관련 품목들이다. 정부는 이들 품목에 2007년까지 정보화촉진기금 등 2조5000억원의 예산과 민간 투자 7000억원을 투입해 600조원 규모의 신규 시장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2007년에는 IT산업이 380조원의 생산과 1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유발해 국내총생산(GDP)에서의 비중 20%, IT산업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정부의 청사진이었다.
우리가 9년째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유일한 대안이 ‘IT산업의 중흥’이고 이를 위해 IT839 전략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IT839전략의 성공을 위해선 정부의 선행 투자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투자주체는 시장을 활성화할 민간기업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9대 신성장동력 기술 개발에 민간투자가 지지부진한 것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민간투자가 부진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으로서 수요가 불투명한 분야에 투자한다는 것은 모험이기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불확실한 정부 경제정책도 한 가지 이유다.
민간투자의 부진으로 인해 신성장동력에서 빚어질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전체적인 IT839 전략이 위축되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정부 주도 기술개발 사업으로 비쳐질 경우 향후 통상마찰 문제를 야기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민간투자가 부진하면 대부분 정부 투자비용으로 기술개발과 시범사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자칫 정부가 최종 생산물에 기여한 부분이 인정되면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SCM)에 위배 및 제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성장동력 사업의 활성화나 IT839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IT839 전략도 한낱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우선 민간기업이 정부의 각종 사업 계획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기술 개발, 제도적 기반 정비 등 공급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온 IT839 전략도 시장수요와 기업의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핵심기술을 개발해 기술분야에서는 세계 우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휴면기술에 불과해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소규모 시범사업으로는 본격적인 수요 창출 및 시장 형성에 한계가 있는만큼 좀더 산업적 파급효과가 높은 국가적 프로젝트의 발굴이 시급하다. 기업들도 단순히 정부의 지원만 바랄 게 아니라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미래시장을 위해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