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가운 통신사업자 설비투자 확대

 움츠러들기만 하던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 분위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의 투자는 정보통신산업은 물론이고 국내 IT산업 활성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KT와 SK텔레콤 등 6대 기간통신사업자의 3분기 신규서비스나 가입자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CAPEX) 금액이 작년보다 10%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과 KTF는 올해 3분기까지 투자한 금액만큼을 4분기에 투입할 예정으로 있는 등 이들 기간통신사업자가 4분기에만 2조2100억원을 쏟아 넣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계획대로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6대 기간통신사업자의 올해 설비투자액은 모두 5조412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작년보다 약 2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00년 이후 내리막 추세를 보여온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반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WCDMA 투자를 본격화하고 와이브로·광대역통합망(BcN) 등 신규 서비스와 초고속 인터넷 품질제고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신사업자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3분기 공격 투자에 나선 것은 우리 경제에 분명 청신호다. 비록 통신사업자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기업 설비투자 확대가 내수 경기 침체를 막아주는 완충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살아나는 것을 감안하면 희미하게나마 경기회복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물론 통신산업의 특성상 급변하는 패러다임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존 네트워크나 신규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는 단순한 사업 영속성이라기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확대는 성장 내용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의 투자는 관련 장비·부품 등 후방 산업계에 미치는 여파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부진으로 이들 후방 산업계가 고통의 시기를 보낸 것이 그 증거다. 우리가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확대에 따라 경기회복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의 투자 확대가 후방 산업계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자연히 이들의 투자도 늘어나고 경기도 살아나는 등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확대가 관련 장비·부품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정책적 지원도 해야 한다. 특히 와이브로·BcN은 IT839 전략을 비롯한 신성장동력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업들은 경제가 침체하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이번 투자를 계기로 통신사업자들이 공격적 자세로 신규 서비스 개발과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내다보면서 소극적 경영에 치중하면 가치 혁신이나 재도약은 달성하기 어렵다. 어려울 때 투자하라는 말처럼 통신사업자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IT강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정부도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재검토하고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없애야 한다. 특히 통신·방송 융합과 관련된 각종 법과 제도 정비는 더는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IT경기를 회복시키고 지칠 대로 지친 우리경제의 체력을 보강하는 데는 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가 최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