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확산되길

 SK텔레콤이 8개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주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금융 및 경영지원 협약식’을 가진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 SK텔레콤은 3000여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협력업체에 6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지원도 하겠다고 밝혔다. 신용보증기금이 설립된 이래 지난 30년 동안 민간 대기업이 직접 자금을 출연해 중소기업을 지원키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특히 민간 대기업이 직접 나서서 금융기관·보증기관과 함께 협력업체에 실질적인 자금지원 체계를 구축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앞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노무현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경제 살리기의 화두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제시한 바 있으며, 정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2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들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대·중소기업 협력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후 주요 그룹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실천적이지 못해 중소기업으로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SK텔레콤의 지원은 유망 중소 IT벤처기업들의 자금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권과 역할을 분담해 자금을 지원하고, 세무와 경영 조언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협력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자금 부문이다. 이번에 SK텔레콤이 제안한 세 가지 자금지원 방안은 그런 점에서 예전과 달리 협력 중소기업들한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협력 중소기업들이 저리로 금융기관에서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잘하는 일이다. 또 ‘콘텐츠제공자(CP) 대출’과 구매계약을 한 협력사 대상의 ‘미래채권 담보대출’도 긍정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어렵긴 해도 이처럼 대기업이 나서서 중소 협력업체를 지원한다면 상생협력은 말할 것도 없고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업체의 64%가 대기업과 하도급 관계에 있다.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대기업도 제품 생산이나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SK텔레콤이 하나은행·신용보증기금 등과 함께 해당 중소기업들에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도 바람직하다. 이는 의례적이거나 구호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경영컨설팅 및 기업공개(IPO) 절차 조언과 해외진출 및 세무·회계업무 지원을, 신용보증기금은 경영 조언을 각각 맡기로 했다니 기대가 크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도 “중소 협력사들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이미 올 초 사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30개 핵심 주제를 선정, 외부 협력사들에 제공했고 내년부터는 협력사 경영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중소기업 협력 프로그램이 각 분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을 몰라서 실천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알면서도 실천 의지가 약해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자 관점에서 상생협력하지 않으면 기업과 국가경제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상생협력의 열쇠는 대기업이 쥐고 있다. 대기업은 우선적으로 중소기업과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도 스스로 상품가치를 높여야 대기업과 동등한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번 일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관행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