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산 가전제품 수출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동지역의 수출전선에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우리 가전제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떠오른 이란에서는 상무성이 한국제품 수입중단 움직임을 보여 정부와 기업이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코트라(KOTRA) 측은 “이란 상무성이 한국산 제품 수입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지 주재 상사 및 바이어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코트라는 “이란 상무성이 공식 발표나 설명 없이 한국산 수입 견적송장(PI)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란 주재 한국 업체 및 한국산 제품 수입 바이어들이 상무성의 수입승인을 얻기 위해 제출한 서류들이 반려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있다며, 수출 기업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코트라는 이란 상무성에 문의한 결과 “상부로부터 구두 지침을 하달받았다”고 할 뿐 배경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이란 대사관과 현지 수출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태 파악에 나서는 한편 이란 정부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란 정부의 한국산 수입금지 조치가 공식적으로 문서화된 내용이 없으며, 한국업체 혹은 한국산 제품 대상인지 규제 범위와 대상이 명확하지 않음에 따라 현재 현지 이란 테헤란 지사에서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진행중”이며, “구체적인 내용 확인 후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과 공동으로 대응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이란 수출은 지난해 21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9월 말 현재 15억8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제품 아성을 구축해온 이집트 가전제품 수출도 크게 줄고 있다. 코트라 카이로 무역관(관장 고규석)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이집트 수출액이 전체적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품목별로는 냉장고 수출액이 지난해 1∼8월 1350만달러에서 올해 310만달러로 76.7% 줄었고, TV도 작년 1460만달러에서 올해는 360만달러로 64.2% 급감했다.
해마다 2000만달러 이상을 기록했던 위성방송수신기(위성셋톱박스) 수출실적이 22.3% 떨어진 것을 비롯해 전자레인지(61.8%), 냉장고 부품(81.8%), 무선통신기 부품(60.5%), 영상기록매체(39.0%) 수출도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무역관 측은 최근 우리 기업의 부진에 대해 “원가상승과 원화절상 영향으로 중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중동시장을 겨냥해 가격경쟁력을 키우거나 첨단 고급제품으로 주력 품목을 전환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