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히트펌프 시장에 진출한다. 정부 난방전기화 보조금 사업이 시작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해 수 년만에 국내에 히트펌프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달 유럽시장에 출시한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EHS 올인원'이다. 삼성전자가 국내 히트펌프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올해 국내에 히트펌프 신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신제품 출시와 영업 강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 달 30일 히트펌프 신제품 국내 전파인증 인증을 마쳤다. 'HBW0902A2A'와 'HBW1602A2A' 두 가지 종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유럽·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개발과 영업 역량을 축적해왔다. 히트펌프는 주거·상업시설에서 공기열·지열과 전기를 이용해 온수를 만드는 가전이다. 화석연료 보일러보다 효율이 높고 탄소 발생이 적어 재생에너지로 평가받는다.
양 사는 유럽과 북미에서 신제품 출시하며 기술력을 확인했다. 특히, 유럽연합(EU)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안보 강화로 히트펌프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 경험을 축적했다.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히트펌프 시장은 아직 개화 단계다. 아파트 중심 주거 환경과 교체비용, 전기요금 등으로 수요 자체가 억눌렸다.
하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화석연료 보일러를 교체하는 '난방전기화 사업'에 총 150억원 예산을 책정했다. 가정용 히트펌프 대당 설치 가격은 약 1500만원 수준으로, 정부는 건당 약 560만원을 보조금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10년간 히트펌프 350만대를 국내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2024년 28억8900만 달러에서 올해 34억2600만 달러(약 4조9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지원으로 시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보조금으로 초기 투자 부담이 줄고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양 사가 본격적으로 국내 히트펌프 시장에 진입하면 에너지 가전 경쟁 구도도 재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가전 제품과 연계를 통해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스마트홈 시스템과 연동하거나, 태양광 발전 설비와 통합 관리하는 등 토털 에너지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 전국 서비스망을 활용한 설치와 사후관리 체계도 강점이다.
다만, 전기료 상승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일각에서는 전기료 체계 개편이 선행되지 않으면 보조금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마을단위 '태양광+공동 에너지저장장치(ESS)+히트펌프' 결합 사업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 활용 △목욕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과 공공시설 시범 도입 △장기분할상환요금제 등을 검토 중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병행해야 소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료 부담 완화, 재생에너지 확대, 히트펌프 보급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