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뮬게임을 찾아서]로드 파이터

1984년 코나미에서 발표한 레이싱 게임 ‘로드 파이터’는 현재의 레이싱 게임들과 현저하게 다르다. 지금의 레이싱 게임들은 최고의 그래픽으로 현실같은 환경을 제공하며 스피드 쾌감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다. 그러나 옛날 작품들은 그렇지 않았다.

레이싱 게임이지만 액션 게임과 다름이 없어서 도로 위의 차와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어차피 유저의 차는 엄청난 속도를 지니고 있고 나머지 차량들은 거북이처럼 느려서 그들을 피해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레이싱 게임보다는 액션 퍼즐 게임이라고 할까. 당시 레이싱 게임들은 대부분 이러한 시스템을 지녔는데 그 가운데 ‘로드 파이터’는 최고 수준이었다.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시각적으로 판단해 차량들을 피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충돌없이 지나가기에는 슈퍼맨같은 순발력이 필요했다. 개가 먹이만 보면 침을 흘리듯이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여야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또 충돌을 하면 차가 빙빙 도는데 순간적으로 좌우 키를 연타하면 다시 차가 똑바로 자세를 잡는 엽기적인 시스템이 있었다. 이를 이용하면 조금의 실수는 용납이 돼 일주일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이 게임에 매달리면 모든 맵을 통과하는 게 가능했다.

‘로드 파이터’는 그야말로 고전게임이다. 고전 게임들이 복고의 열풍을 몰고 와도 레이싱 게임들은 절대로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다. 당시의 레이싱 게임과 현재의 레이싱 게임은 하늘과 땅 차이이며 재미도 완전히 다른 곳에서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같은 장르임에도 추구하는 바가 다르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