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개발자들도 마케팅이나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를 지니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에요. 자기네들이 무슨 위대한 예술가인 줄 알고 있다니까요.”
한 퍼블리셔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토로는 계속 이어졌다.
“패치나 업데이트를 자기네 마음대로 해 버리고 사전 협조도 전혀 안 하면서 홍보가 부족하다는 불만만 가득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뛰어난 명작을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개발자들 마인드는 아마추어리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모니터에 파묻혀서 키보드만 두드리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니까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는 사실 복잡 미묘하다. 단순히 계약서에 도장찍고 개발사는 개발만 하고 퍼블리셔는 서비스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 일정과 시장 상황에 따라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한몸처럼 움직여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퍼블리셔의 요구에 개발사가 따라줘야 한다.
모든 게 다 성공을 위해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최악의 경우에만 서비스가 중단되기 때문에 오랜 동안 끊임없이 업데이트와 패치를 실시해야 한다. 최근에는 개발사 독자 서비스가 거의 없고 대형 퍼블리셔와 손잡고 진행하기 때문에 이들 관계는 매우 밀접하게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또한편으로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친해지기 어려운 사이다. 아무래도 개발사는 게임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메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퍼블리셔들은 나름대로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어 성공을 위해 다양한 요구를 개발사에 하는 경우가 많다.이 과정에서 개발사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그래서 ‘니들이 게임을 알아?’라는 식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한가지 알아두어야할 것은 유저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퍼블리셔들이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더구나 게임은 잘 만든다고 해서 반드시 뜨는 것이 아니다. 적절한 마케팅과 홍보가 따라줘야 가능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적지않은 개발사들이 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 이러한 점을 간과한다.
프로는 자신의 작품을 적절히 포장하는 법을 안다. 게임뿐만 아니라 어떤 스포츠나 예술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속에서 역사에 남을 예술 작품을 만들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것을 팔아주는 상인에게 협조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게임이 빠르게 진화하는 것처럼 개발사의 마인드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살아남지 않을까.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