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에 이은 우리은행의 IT 아웃소싱 추진은 이 서비스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지속된 관심을 방증한다. 특히 앞서 시험대에 오른 외환은행이 은행 IT 아웃소싱의 뇌관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규모 면에서 이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는 우리은행 사례는 국내 금융권 IT 아웃소싱 시장의 개화기 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대형 아웃소싱이 정착되기 위해 IT 아웃소싱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진 경영 전략의 하나로 보고 이에 대한 법·제도·기술 부문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아웃소싱을 검토중인 금융기관들이 유사 업종의 관계사를 가진 국내 SI 사업자를 기피하고 있는만큼 관계사 의존도를 탈피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아웃소싱 추진 현황=현재 금융권에서 IT 아웃소싱 논의가 공식화된 곳은 외환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해 교보생명·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외환은행은 현재 아웃소싱의 내용과 범위를 놓고 금융감독 당국과 협의중이다.
또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중 하나인 교보생명은 내년 3월까지 한국IBM·EDS코리아를 대상으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제일은행의 자회사 제일FDS 매각 방침도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SC제일은행 측이 단순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인수 업체에 시스템관리(SM) 등 아웃소싱 서비스까지 보장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밖에 오는 12월 지주사 재편을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그룹도 중장기 과제로 아웃소싱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이 시금석=외환은행이 한국IBM과 추진했던 IT 아웃소싱을 두고 전산시스템의 헐값 매각과 금융 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은행 IT 아웃소싱이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금융 및 IT 업계의 이슈로 부상했다.
외환은행의 사례는 그동안 재해복구(DR)·백업 센터, 일부 운영 업무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도입돼온 은행 아웃소싱 시장에서 주전산센터 자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은행의 사업에 잣대가 될 전망이다. 외환은행 측은 현재 하드웨어 자산 매각을 제외하고 센터 임대와 하드웨어 운용 업무에 국한된 범위로 아웃소싱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과 과제=아웃소싱은 은행과 서비스 업체가 모두 우선 △IT 아웃소싱의 정의와 효용성, 세계 시장의 동향 등에 대한 일반의 이해 확대 △내부 조직의 공감대 형성 △금융감독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과제를 넘어야 한다.
또 아웃소싱을 추진중인 금융기관들은 신기술 채택과 서비스 노하우 등을 중시, IBM·EDS·HP 등 다국적 기업 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현실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SI 업체들도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하며 금융 IT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여전히 아웃소싱 서비스 노하우와 경험, 자금력과 안정성 등 수요처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기찬 서강대 교수는 “IT 아웃소싱은 기업의 건전한 경영 기법의 일환으로 추진되는만큼 무조건 우려하기보다는 적합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동안 높은 관계사 의존도를 가져온 국내 SI 기업들도 다양한 시장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 국제 경쟁력을 높여 아웃소싱 활성화기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