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HP 사단` 뜬다

 소프트웨어 업계에 한국HP 출신 지사장이 늘고 있다. 최근 공석이었던 PTC코리아·BEA시스템즈코리아 지사장 자리가 모두 HP출신에게 돌아갔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한국IBM 출신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해보면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최근 자리를 옮긴 김병두 PTC코리아 사장이나 김형래 BEA시스템즈코리아 사장 등은 한국HP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신임을 두텁게 받았던 임원들이어서 무게감이 더 실린다.

 현재 지사장이 공석인 한국CA·머큐리인터액티브코리아·시트릭스시스템즈코리아 등도 내년 1월 전에는 신임 지사장을 뽑을 예정이어서 한국HP 출신의 약진이 지속될지 관심이다.

 ◇현황=지난 8월 이후 공석이었던 PTC코리아 지사장에 김병두 한국HP 부사장이 최근 임명됐다. 지난 9월 김형래 소프트웨어 총괄 상무가 BEA시스템즈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지 얼마 안돼서다.

 상반기에는 한국HP에서 마케팅을 맡았던 신창섭 씨가 팁코소프트웨어코리아 사장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임명된 손부한 비즈니스오브젝트코리아 사장 역시 한국HP 출신이다. 그는 91년 한국HP에서 근무를 시작해 5년동안 전사자원관리(ERP) 매니저를 담당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컴퓨팅 업계에서 한국HP 출신 지사장으로 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이 유일하게 알려졌던 점에 비춰보면 최근 1년 사이에 놀라운 변화다.

 ◇외부 이동 환경 좋아져=업계에는 ‘한국IBM 사단’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IBM 출신들끼리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서로 지원해 준다는 데에서 나온 얘기다.

 이에 비해 한국HP는 조직적으로 서로 지원해 주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 HP출신 한 지사장의 설명이다. 한국IBM에 비해 한국시장에서 업력도 짧은데다 조직의 지원도 거의 없었던 탓에 그동안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처럼 사정이 달라진 것은 한국HP의 소프트웨어나 컨설팅 등 여러 사업에서 협력사와의 관계가 밀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김병두 PTC코리아 사장의 사례가 그렇다. 최근 열린 PTC코리아의 기자간담회, 출근한 지 이틀도 안된 김병두 사장과 PTC 본사 임원이 격의없이 농담을 했다. 드문 경우다. 김병두 사장은 7년 전에 PTC의 PLM 프로젝트 컨설팅을 맡으며 PTC와 인연을 맺어왔다. PTC 본사 임원들도 김 사장 선임배경에는 7년 동안의 협력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호 공조’ 분위기 고조=한국HP 출신이 소프트웨어 업계에 파고들면서 관련 업계 내에서 한국HP와의 업무 협력도 늘어나고, 이들 지사장 간의 공조 분위기도 조성될 전망이다.

 손부한 사장과 신창섭 사장은 한국HP 동기다.

 손부한 사장은 “영업을 하다 팁코소프트웨어코리아가 해야 할 프로젝트가 눈에 띄면 신창섭 사장에게 바로 전화를 해준다”고 말했다. 이 둘은 수시로 전화를 하며 서로의 사업에 대해 조언을 한다고 했다.

 김형래 BEA시스템즈코리아 사장도 “친정을 옆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BEA시스템즈코리아는 여의도 한국HP 본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HP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