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대한민국 게임대상

연말이면 늘 떠오르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한 해를 결산하는 시상식이다. 너무 많아서 탈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기분 좋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산의 페스티벌을 굳이 12월에 가져야 하느냐는 의문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묵은 것을 새해에 맞이하지 않는 우리의 관습에 비춰보면 그럴 법도 해 보인다.

 각종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상은 운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행수를 말하는 게 아니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면 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연륜의 아카데미상 수상자들을 보면 그 것이 특히 두드러진다.

 명화의 대열에 있는 존포드 감독의 ‘역마차’와 프랑크 카프라의 ‘스미스씨 워싱톤에 가다’는 그 영화의 작품성에도 불구, 빅터 플레밍 감독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밀려 작품상 수상 대열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클라크 케이블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의 작품상 수상에도 주연상을 경쟁자인 로버트 도네에게 헌상해야 했다.

 또 세기적인 배우 리차트 버튼과 피터 오둘은 무려 7번에 걸쳐 아카데미상 남우 주연상에 노미 네이트됐지만 운이 따르지 않아 한차례도 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반면 월트 디즈니는 생전에 26개의 상을 휩쓸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상을 받기 위해서는 시기도 중요하다.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서는 상을 받을 수 가 없다. 그래서 상과 연이 없는 이가 적지않다. 알프레도 히치곡 감독과 오손웰즈는 그 뛰어난 상상력과 연출력에도 한차례의 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그들은 시기보다는 특정 장르에 매달린 까닭이다.

 12월16일 열리는 게임계의 축제 ‘대한민국 게임대상’도 짧은 연륜에도 많은 화제를 뿌려왔다. 특히 대상을 놓고 벌이는 경연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아카데미상 수상의 경우와 비슷한 사례가 적지않다.

 지난해 안타깝게 대상 수상에서 밀려난 ‘마비노기’는 작품성과 흥행성에 힘입어 가장 유력한 대상작으로 꼽혔다. 게이머들과 전문가집단에서도‘마비노기’ 수상을 기정사실화 했다. 하지만 경쟁작인 ‘킹덤 언더 파이어’에 대상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다.

 해외에서 거센 한류 게임바람을 일으킨 ‘라그나로크’는 너무 예쁜 캐릭터가 단점으로 작용한 케이스다. 김학규 PD의 뛰어난 연출과 기획력에도 불구, 2000년 등외인 ‘인기상’에 겨우 턱걸이했다. 시기를 너무 앞서간 탓이다. 하지만 보란듯이 흥행에는 성공했다.

 올해도 ‘길드 워’ ‘로한’ ‘프리 스타일’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잇달아 출품됐다. 이에따라 예년보다 더욱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특히 ‘길드 워’와 ‘로한’은 시장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킨 작품으로 대상 대열에 바짝 다가서 있다. 하지만 늘 변수는 있는 법. 예단은 금물이다.

 예상한 작품이 수상 반열에 오를지, 아니면 등외로 밀려날지 그 것을 지켜보는 일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영예를 누가 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국장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