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테논 신전, 석굴암 본존불, 밀로의 비너스,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세계적 문화유산들은 제작 시기나 제작자가 모두 다르다. 역사·문화·예술적으로 매우 가치있고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 문화유산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흔히 사람들이 가장 조화롭고 아름답게 느끼는 이른바 ‘황금비율(1대1.618, 또는 5대8)’ 구조를 가진다는 점이다.
산업계에도 이 황금비율에 비견되는 설득력 있는 이론이 나와 있다. 이른바 ‘빅3에 의한 시장 분할’이다. 몇 년 전 ‘빅3의 법칙’을 쓴 저자 잭디시 세스 등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은 산업계의 대표주자가 유독 3개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20여년의 연구 결과 ‘모든 업종과 산업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여러 차례 재편을 겪으며 이 과정에서 빅3 기업과 그 틈새를 공략하는 전문기업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업이 빅3 중심으로 구성되는 이유에 대해 ‘시장의 경쟁과 효율성 추구 때문’이라는 통찰력 있는 결론도 내놓았다. 3개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할 때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기업 간 경쟁의 강도도 적당하며, 시장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설명과 함께.
독점에 먼저 눈을 뜬 나라는 미국이다. 1890년 셔먼 반독점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합병을 통해 시장의 90%를 지배하는 사실상의 독점기업들이 생겨났다. 1914년 클레이튼 반독점법을 통해 합병을 통한 독점을 규제했다. 1950년에는 동일 산업 내 합병을 금지하면서 합병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기업들은 포트폴리오를 내세우며 백화점식 사업다각화를 통해 몸집을 불려 나갔다. 80년대 레이건 정부의 규제완화로 기업합병이 새로 시작됐고 기술변화는 급물살을 탔다. 투자자와 주가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인수합병의 물결까지 타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큰 기업은 점점 더 영향력을 키워가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엊그제 MS가 유럽연합(EU)에 이어 한국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배상판결을 받았다. 독점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황금비율의 시장원리를 지향하며 효율을 찾으려는 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재구 국제기획부장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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