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중등학교에서 실시중인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ICT) 시간을 대폭 축소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공교육 ICT 수업이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최근 초·중등학교 교과 과정에 정보통신 윤리 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ICT교육 기회 자체가 없어짐으로써 관련 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IT교육 관련 학회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제8차 교육과정 개편 시안’에서 현행 컴퓨터 교육이 포함된 재량 활동 시간을 주당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는 방침이 포함되면서 ICT 수업 시간이 사실상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주 5일제 수업 전면 실시에 대비해 수업 시간(교과 시수)을 줄이기 위해 공통 교과 대신 재량활동 시간을 줄일 예정이다. 그동안 컴퓨터 교육은 지난 2000년 교육부가 내놓은 ‘ICT교육활용지침’에 따라 재량활동 시간 중 주당 1시간 할애를 의무화하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다.
이원규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고려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은 “이 안대로 실행될 경우 재량활동이 1시간으로 줄어드는데 이 경우 학교별로 컴퓨터 대신 악기 등 특기적성 수업만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ICT 교육이 학교에서 사라지게 된다”며 “전세계적으로 IT 기반 교육과 소양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 같은 방안은 시대를 역행함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불러올 것”이라고 반발했다.
컴퓨터 교육과정 개선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도 “수업 시간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선호도가 낮은 기술·가정 과목 등에 컴퓨터를 포함시키는 방안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아예 응용소프트웨어 활용 위주로 구성된 비효율적인 컴퓨터 교과를 정보통신윤리 및 컴퓨터사이언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재량활동 감축 외에도 내년 검토학교 운영 등을 통해 다양한 요구를 들어볼 예정”이라며 “각론을 포함한 최종 안은 2007년 2월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