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창업 쉬워진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최저자본금(5000만원) 제도를 폐지하는 등 법인설립 요건과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또 산·학협력단이 지적재산권 출자를 통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고, 대학·연구소도 신기술창업집적지역을 설치해 직접 창업과 기술혁신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경제민생 점검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06년 경제운용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으로 ‘경제활력의 회복과 지속발전 기반의 구축’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 거시경제 환경 조성과 위험 관리 △성장잠재력 확충 △동반성장과 삶의 질 향상 △경제시스템 선진화 및 국제화 △지속발전을 위한 미래준비의 5대 중간목표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보고 창업활성화 등 창의적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최저자본금 제도를 폐지하고 법인설립 서류의 표준화·간소화 등 규제를 완화한다. 또 공공기관이 조달하는 일정품목은 중소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투자확대를 위해 첨단업종의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구역 입주를 허용하며, 임시투자세액공제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연구개발(R&D) 세제지원 및 설비자금 공급 확대 등 세제와 금융지원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구성과 확산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해 내년 산·학협력촉진법 개정을 통해 산·학협력단이 지적재산권 등을 출자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한다.

 또 대학과 연구소가 창업과 기술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미국 샌디에이고의 바이오클러스터와 유사한 신기술창업집적지역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교육부·산자부·균형발전위·특허청 등이 공동으로 지역의 산·학·연 기술혁신주체 간 기술개발·이전·사업화를 펼치는 ‘커넥트 코리아(Connect Korea)’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5대 중간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과제 중 연내 가시적 결과 도출이 필요한 10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10대 과제에는 △중소기업 창업촉진과 구조조정 원활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 △중동·브릭스(BRICs) 등 해외 신흥시장 진출 기반 마련 △기업형 사회적 일자리 확대와 고용서비스 선진화 △동북아 금융·물류허브 기반 확충 △서비스산업의 신성장동력화 추진 등이 포함돼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몇% 성장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위험요인을 얼마나 배제하느냐가 중요하다”며 “IMF 위기 관련 후유증이 어느 정도 정리된 만큼 앞으로는 멀리 내다보는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문제에 대해서도 “협력관계가 단순히 협력이라는 차원이 아니고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이것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논리를 분명히 만들어 실제 경영하는 사람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도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