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게임 총괄 중책 맡아…결혼도 잊고 불혹의 나이에 세계시장 개척>
한국은 삼국시대 때 일본에 많은 문물을 전했다. 법과 제도 뿐만 아니라 불교, 그림 등을 전래, 일본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런데 1000여년이 흐른 지금 다시 한국은 ‘온라인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일본에 전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천양현 NHN 일본 지사장이 우뚝 서 있다. 그는 ‘한게임 재팬’을 지난해 베스트 사이트 엔터테인먼트 부문 1위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자스닥 상장을 준비할 정도로 성장한 NHN재팬,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천 지사장은 또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NHN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66년생으로 마흔을 넘긴 나이지만 아직 총각인 그는 그동안 너무 바빠 장가를 못갔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NHN 글로벌 게임의 총괄을 맡은 올해도 장가가기 힘들 것이라며 걱정이 많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힘이 넘치는 천사장. 그에게 세계무대는 너무나 좁아 보인다.
NHN 재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한게임 재팬은 회원수 1500만명, 동시접속자 15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이뤄져 하루에 오가는 쪽지만 100만 통이 넘는다. 한게임 재팬이 일본에 설립된 것은 무려 6년전이다. 일본 지사를 설립할 당시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설립을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이 있다. 바로 천 지사장이었다.
현재 NHN 재팬은 자스닥 상장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해있다.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이를 극복해냈고 국내 업체가 해외 지사를 세워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됐다.
# 현지 문화 접목이 성공의 열쇠
천 지사장이 일본 진출을 강력하게 주장한 이유는 미래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에느 무리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는 꾸준히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며 목표를 정했고 해마다 이를 달성시키며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
천 지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현지화였다. 현지 문화를 접목시키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그는 현지화에 주력했고 그 결과 한게임 재팬은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한게임과는 많은 차별성을 갖게 됐다.
대표적으로 수익원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 한게임은 게임 아이템이 주 수익원이지만 한게임 재팬은 아바타다. 2002년 7월부터 아바타 서비스를 실시, 호응이 높아지면서 최근 단순 아바타를 넘어 아바타들의 생활공간인 ‘아바타월드’로까지 성장했다. ‘아바타월드’는 커뮤니티가 조성되는 가상세계로 오픈 후 3개월만에 15만개 이상의 집이 개설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 진출하고 2년간 일본에 적합한 수익 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죠. 결국 아바타를 판매하는 것이 일본시장에 적합하다고 판단, 이를 적용했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아바타 이외에도 현지에 어울리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걸었다. 장난감 뽑기 아이디어를 접목한 ‘아바가차’가 대표적이다. ‘아바가차’는 100엔을 투자해 아바타를 뽑는 것. 특별 한정판으로 쉽게 구하기 힘든 아바타도 포함돼 있어 일본 유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디어만이 콘텐츠를 키울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만들어 상품화하는 아이디어는 콘텐츠를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 철저히 준비와 꾸준한 투자 필요
일본에서 성공을 한 그지만 시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한다. 섣부른 투자나 지사 설립은 자칫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천 지사장도 처음 일본 시장에 뛰어들 당시 많은 준비를 했지만 초기에는 숱한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다.
천 지사장은 이와함께 일본시장에서 ‘대박’ 신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비록 국내에서 NHN재팬을 바라볼 때 ‘대박’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대박’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은 투자로 오랫동안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대박’을 지향하게 되면 분명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보려고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본에서는 100%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 일본에서는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지속적인 사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일본 유저들도 인정을 하게 되고 점차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이 그가 일본서 사업을 하며 깨달은 성공 노하우다.
“많은 한국 온라인 업체들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와 지속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일본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10년 앞을 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올인
NHN 재팬 지사장으로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그에게 NHN에서는 또다른 중책을 맡겼다. NHN글로벌 게임 총괄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그에게 내린 것이다.
NHN에서는 최근 글로벌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NHN 지사가 설립된 일본과 중국, 미국 등의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일을 할 적임자로 NHN은 천 지사장을 선택했고 그는 흔쾌히 응낙했다.
그가 할 일은 각 지사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 이를 통해 NHN은 전세계 시장을 커버하겠다는 의도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이 일에 자신의 모든 노하우를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선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로컬지역에서 각 지사가 성공해야 한다는 선제조건이 있지만 이 역시도 로컬에 맞는 수익원을 찾는 정보공유 등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NHN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10년정도를 내다보고 시작하는 만큼 전적으로 천 지사장에게 맡길 예정이다.
“글로벌 프로젝트는 단기간에 승부를 볼 사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게임을 통한 즐거움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주는 것, 이것이 이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고 제가 ‘올인’해야 하는 목표입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