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정보기술책임자(CIO)의 위상이 바뀌고 있다. 부사장 급으로 연이어 승진하면서 위상이 높아지는가 하면 정보 시스템 분야에 그치지 않고 정보 전략·신사업 등을 책임지면서 새로운 CIO가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CIO의 임무를 과거처럼 기술을 잘 구현하는 ‘IT서비스 수장’에 그치고 않고 I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혁신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IT맨’으로 변하고 있는 것.
◇새로운 CIO들 두각=최근 서버·소프트웨어 혹은 컨설팅 등 IT 전문 영역에서 각 기업의 정보 시스템을 책임지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IT 전문업체에서 CIO를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IBM 출신 CIO가 새로운 롤 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삼성테스코 이강태 CIO. 이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영국 테스코그룹 ‘아시아지역 테스코 IT시스템 통합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를 맡았다. 이강태 부사장은 삼성테스코 내에서 CIO의 위상을 처음으로 부사장 급으로 올려 놨으며 아시아지역 IT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라는 임무까지 맡아 관심을 끌었다.
KTF 정보 시스템을 책임졌던 김기철 부사장도 최근 신사업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기업 CIO 중 핵심 사업부문의 최고책임자로 승진하는 첫 사례를 만들었다. 신사업 부문은 통신 분야의 데이터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 외부에서 CIO로 영입된 후 핵심 사업 부문의 책임자로 승진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GS홈쇼핑에서 정보 전략 부문을 책임지는 박훈기 상무도 2년 만에 유통업체의 새 정보시스템 모델 정착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유통부문 CIO 대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KT 정보시스템 본부장으로 옮긴 황유천 상무의 역할도 주목된다. 보수적인 KT에서 외부 임원을 영입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 만큼 KT입장에서 CIO 위상을 새롭게 보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CIO, 비즈니스 맨으로 탄생=일부 IBM 출신들이 CIO를 주축으로 새 역할 모델에 물꼬를 텄지만 앞으로 CIO 위상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만큼 각 기업에서 차지하는 정보 시스템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 단순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정보 시스템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IT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하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 물론 부사장 승진 등 직위 격상과 예산과 인력을 포함한 기업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는 이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다.
박훈기 GS홈쇼핑 상무는 “사업 전략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 정보시스템 부문의 위상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CIO를 과거처럼 IT기술을 잘 구현하는 역할에서 IT기반의 영업·마케팅을 모두 책임지는 리더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