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EWS 10주년 기념] IT 리더를 만나다 ⑤한국정보공학 유용석 대표

경영자에게 있어 신규 사업 개척만큼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일단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고, 준비 과정이 고되다.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공공기관 중심의 그룹웨어 업체로 이름을 날리던 한국정보공학 역시 각고의 노력 끝에 SoC(System on Chip) 사업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이에 전자신문인터넷은 한국정보공학 유용석 대표의 주옥같은 말들을 뽑아 지난 18년간 성과와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짚어보기로 한다.

→ “준비된 자만이 사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1996년 교육부 ‘초중고교 종합정보관리 시스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라며 힘주어 말하는 유용석 대표. 당시 한국정보공학은 시쳇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었다. 개발을 끝낸 정보검색 시스템 ‘레이다’의 영업이 활발했던 것도 아니었고 자금 여력도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도 뚝심을 갖고 25여 명의 개발자들을 격려하며 꾸려나가길 수개월. 마침내 기회는 찾아왔다. 알음알음 알게 된 교육부 프로젝트에 도전해 대기업을 제치고 따게 된 것이었다.

만약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개발자들을 내보냈더라면, 또 회사 규모만 줄이는데 여념이 없었더라면 수억 규모의 프로젝트는 날아갔을 것이다. 코스닥에 등록하는 성과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는 유 대표는 그래서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 태세를 늦추지 않는다.

→ “사업은 사람 장사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신사업 진출은 가능했다.”

해외 지사에서 이렇다 할 실적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4년 전, 현 센트로닉스의 손택만 대표는 유 대표를 찾아와 신규 사업을 위한 시장조사를 자청했다. 그렇게 해서 찾은 아이템이 SoC 사업. 유 대표는 솔루션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를 추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진출을 결심했다.

SoC 사업을 뚫으려면 업계 돌아가는 사정이나 기술 트렌드를 속속들이 알아야 했다. 그러나 인력 수급이 어렵던 상황이라 앞세울 사람은 손 대표뿐. 그렇다고 약 2년간 중간보고도 없이 눈앞에 없는 사람을 믿고 기다릴 경영자가 있을까. 혹여 손에 쥐어준 지원 자금을 갖고 사라지지는 않을까 걱정할 법도 한데, 유 대표는 묵묵히 기다렸다.

이렇게 믿고 맡긴 결과는 지난해 4월에 개발돼 12월부터 양산된 지상파 DMB용 베이스밴드 칩(CTX2050)으로 나타났고, 회로나 메모리의 추가 없이 고품질 디지털 라디오 수신이 가능한 장점을 내세워 올해 내수 시장의 30% 점유를 목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든 사업에서 적용하고 있는 유 대표의 ‘사람 경영’에 더 큰 힘이 실리는 듯하다.

→ “사업을 키우려면 욕심은 금물이다. 만두 한 쪽이나 피자 한 쪽이나 같아 보여도, 전체 중 1/8인 피자 한 쪽을 갖겠다는 게 나의 소신이다.”

유 대표가 현재 추진하는 사업은 솔루션, SoC, 유통 등 3개 분야로 요약된다. 이 중 HP PC · 서버 하드웨어 유통은 한국정보공학이 맡고 있지만, 솔루션과 SoC는 각각 자회사인 네모소프트와 센트로닉스에게 일임하는 책임경영제를 유지하고 있다. 핵심 역량을 집중화시킬 수 있을뿐더러 자생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욕심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하는 유 대표는 실제로 10여 개에 달하는 업체에 신규 투자해 책임경영제를 적용함으로써 알토란같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일례로 리포팅 툴 개발업체 엠투소프트와 e메일 보안업체 소만사는 지난해 각각 30억의 매출을 올려 이 가운데 10% 정도를 수익으로 냈다. 센트로닉스 또한 국내 휴대폰업체와 다국적 업체에 DMB 칩 공급 계약 성사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만두 한 쪽을 포기하고 피자 한 쪽을 선택한 결과이다.

한편 지난 5월 한국hp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한 유통업은 사업 개시 6개월 만에 월 매출 50억 원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작년 주요 총판들이 철수하면서 니치 시장이 생긴 운도 따라줬지만, 단순히 채널에 물류를 흘리는 전통 방식을 지양하고,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를 부가해 유통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그런 정책을 고수해 올해 800~1,000억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처음 사업을 벌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더불어 살자!’란 경영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유 대표의 한결같은 경영 철학은 ‘더불어 살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한국정보공학 식구를 비롯해 ‘주주들’과 함께 잘 사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유 대표는 “코스닥 등록을 통해 회사로 들어온 돈은 내 돈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주주들이 한국정보공학이 미래를 보고 투자한 것이니 만큼 사업을 통한 이익을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성장성 있는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10년이고 20년이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