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K 20년, IT코리아 20년]정보가전 부문

 ‘변방에서 중심으로.’

 SEK는 정보가전 업계를 ‘혁명 세력’으로 만들었다.

 정보가전 신제품이 SEK의 주류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 일이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전시회로 명성을 쌓은 SEK에 정보가전 제품이 처음 명함을 내민 것도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다.

 하지만 SEK를 통해 처음 소개된 신제품과 업체는 짧은 시간에 IT산업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SEK도 정보가전 컨버전스를 주도하면서 불과 3년 만에 정보가전 분야 메이저 전시회로 급부상했다. SEK가 2004년부터 IT 종합 전시회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디지털가전의 급부상도 한몫 했다.

 ◇초창기 PC 주변기기로 데뷔=올해로 20주년을 맞는 SEK는 2000년대 초까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전문 전시회로 위세가 대단했다. 정보가전 분야 신제품이 13회째인 99년에서야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만 봐도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정보가전 분야는 99년 전시회에서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이 처음 등장하면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당시 이들 제품은 ‘정보가전’보다는 ‘컴퓨터 주변기기’로 처음 소개됐다. 언론도 ‘새로운 주변기기의 등장’이라는 제목으로 디지털카메라·MP3P 등이 새로운 주변기기 주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후지필름·시그날랩·아그파코리아·아이텍전자 등이 내놓은 150만∼200만 화소의 디지털카메라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2000년대 시작될 ‘디카 열풍’의 씨앗이 싹트기도 했다. MP3P도 가온이 손안에 움켜쥘 수 있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초소형 플레이어를 SEK에서 처음 선보인 데 이어 LG전자가 테이프와 MP3 파일을 함께 재생할 수 있는 ‘MP프리’를 출품해 일반인의 눈길을 끌었다.

 99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7인치급 대형 LCD 모니터를 나란히 출품, ‘모니터의 세대교체’ 기운도 감지됐다. 하지만 인터넷 대중화 물결이 거세게 인 2000년(14회), 2001년(15회)에는 정보가전 분야 출품작은 99년 전시회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이었다. 라이코스·드림위즈·위듀넷 등 인터넷 포털 업체가 대거 참여하는 바람에 정보가전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돼 보였다.

 다만 2001년 LCD 모니터의 대약진은 전시장 곳곳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삼성·LG·삼보 등 대기업뿐 아니라 하스퍼·맥스미디어 등 중소 업체까지 LCD 모니터를 대거 출시하면서 모니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했다.

 ◇컨버전스 ‘혁명군’ 낳다=인터넷 광풍에 주춤하던 정보가전 분야는 2003년 SEK(17회)를 기점으로 ‘혁명군’으로 떠올랐다. 봇물처럼 터져나온 IT 컨버전스 물결이 2003년 SEK에서 첫 번째 분수령을 맞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셋톱박스·오디오·PC를 하나로 묶은 ‘미디어센터에디션’을 SEK2003에서 첫선을 보이면서 PC만큼 TV에 무게를 옮겨가기 시작했다.

 LG전자의 TV와 오디오 수신기를 내장한 LCD 모니터, 정소프트의 MP3P와 휴대형 저장장치를 묶은 복합 단말기 ‘뮤지오’ 등도 대표적인 컨버전스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PC 제조업체인 애플이 SEK2003을 통해 ‘i라이브’라는 새로운 정보기기를 선보인 것도 충격적인 뉴스였다.

 TV·MP3P·게임기 등의 기능이 들어간 휴대폰 출품도 잇따라 ‘올인원 단말기’ 시대를 예고했다.

 정보가전 분야의 급부상은 급기야 SEK의 위상 변화도 불러왔다. SEK는 2004년(18회)부터 컴퓨터 중심의 전시회에서 디지털가전을 아우르는 종합 IT 전시회로 탈바꿈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레인콤·이레전자 등 정보가전 전문업체들의 전시회 참가도 줄을 이었다.

 SEK2004에서는 레인콤이 최대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더 주목받는 ‘아이리버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레인콤은 디빅스플레이 기능까지 갖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PMP-100’을 발표하는가 하면 MS와 제휴를 맺고 퍼스널미디어센터(PMC)를 선보이기도 했다.

 2005년(19회)에는 PDP·LCD 등 대형 디지털 TV 신제품도 SEK의 주류로 부상했다. 특히 LG전자는 ‘타임머신 TV’를 SEK2005에서 발표했고 71인치 초대형 PDP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이북(e-book), MP3P, PMP의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큐리오정보통신의 복합 단말기 등 세계 최초 컨버전스 제품이 잇따르면서 SEK는 컨버전스 정보가전 혁명 진원지로 우뚝섰다.

 ◇휴대가전 신기술 경연장=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SEK에서는 유독 휴대 정보가전 신제품의 출품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PMP·DMB 단말기·내비게이터 등에서 신제품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처음 마련되는 DMB 홍보관에는 25개 중소기업이 대거 참가, 불꽃 튀는 홍보전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김성기 비티씨정보통신 사장은 “PMP·DMB 단말기 등 차세대 정보가전 시장을 놓고 모니터·셋톱박스 등 이종 업계에서도 이번 SEK를 통해 잇달아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신기술 경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