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과 안정환, 이천수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적용할 가장 높은 포지션이다. 축구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이와같은 포지션을 예상하고 있다. 박주영과 설기현이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활약을 보면 박주영이 매우 유력하다.
이들 뒤를 뒷받침하는 미드필더가 김남일, 박지성, 이을용이다. 여기서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김남일과 이을용은 다소 처진 상태에서 더블 볼란치를 이룬다. 김남일과 이을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는 것이다.
즉 1-2-1-2-4라는 다소 복잡한 포메이션이 우리 국가대표팀의 형태다. 따라서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몫은 매우 크다. 또 이들 공격수를 지원하는 박지성의 자리도 엄청난 부담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토고에 2패나 당하고 프랑스에 3패, 스위스에게도 진다. 30번의 테스트 결과에서 이기는 경기는 불과 5번이고 무승부가 19번이나 된다. 무승부가 많다는 것은 포백 라인이 탄탄하다는 점을 증명한다.
그러나 동시에 공격수의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고백하고 있다. 막중한 책임을 떠안은 안정환 선수는 30번의 시합에서 3골을 넣었다. 이천수 선수가 3골, 왼쪽 윙백으로 뛴 이영표 선수까지 1골을 기록했다.
비록 가상의 시뮬레이션이지만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지성 선수는 완벽한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들어 냈으나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 선발 출장이 유력한 안정환 선수가 부진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박주영 선수는 FC 서울에서 두톱 가운데 한명이다. 4-4-2를 사용하는 FC 서울에서 왼쪽 공격수로 나서고 있다. 그래서 국가대표팀에서 왼쪽 윙 포워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활동 영역과 움직임을 보면 원톱 중앙 공격수가 더 어울려 보일 때가 많다. 일부 축구전문가들이 박주영 선수를 중앙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건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급격히 성장한 박지성 선수는 웨인 루니와 호흡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원톱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 지난 몇 번의 평가전에서 박주영과 박지성 선수의 호흡이 환상적으로 빛을 냈던 것도 이같은 원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상으로 설정한 설기현-박주영-이천수의 포지션은 안정환 선수를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것보다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토고전에서 3승 7무, 프랑스와 2패 8무, 스위스전에서 4승 6무의 성적을 올렸다.
토고의 대인마크에 힘들어 했고 프랑스의 철저한 지역방어에 농락당했지만 스피드가 느린 스위스 수비수들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스위스에는 세계적인 스타인 보겔, 센데로스가 버텼지만 체력이 부족했고 발이 느렸다.
빠르고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드리블은 박주영 선수의 전매특허. 수치상으로 보면 총 30번의 시뮬레이션에서 11골이나 몰아 넣었다. 주목할 점은 세트 플레이와 단독 돌파 등 모든 상황에서 골고루 득점했다는 사실이다. 무승부로 나타난 시합도 0대0의 맥빠진 경기가 아니였다. 1대1이나 2대2의 성적으로 골 가뭄은 해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아쉬운 상황도 여러 차례 나타났고 공간 패스가 돋보여 박지성 선수와의 호흡도 잘 맞았다. 비록 게임이지만 박주영 선수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은 한번쯤 고려해봐야할 포지션이다.현재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신형엔진’ 박지성선수다. 국가대표팀 전력의 반이상을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그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대표팀에서 맡고 있는 포지션은 중앙과 좌우측 미드필더이지만 필요에따라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시뮬레이션 결과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포메이션은 박지성이 지닌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나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 그를 보완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로 김두현의 경우 박지성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중앙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을 벌일 경우 자주 공을 빼았겨 역습을 허용하는 불안함을 보였다. 하지만 노련한 김남일과 이을용의 수비 가담으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드물었다. 이을용과 김남일의 더블볼란치는 믿을만 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박지성의 원톱기용은 우리가 16강 진출의 제물로 삼고있는 토고전에서 빛을 발했다. 10번의 시뮬레이션 중 무려 4골을 기록하는 득점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박주영과 이천수 양 사이드 어택커들의 지원 사격과 박지성의 순간적인 돌파능력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전과 스위스전에서는 득점은 기록했지만 박지성이 미드필더에서 빠지자, 중원을 장악 당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결과가 나왔다. 즉 토고전에의 경우 박지성을 원톱으로 내세울 경우 이천수와 박주영의 측면 공격과, 박지성의 중앙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던 반면, 미드필더에서의 압박이 심한 프랑스와 스위스전에선 원할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16강 진출의 교두보로 꼽히고 있는 토고전에서의 박지성의 맹활약은 주목할 만한 결과다. 그의 발끝에 16강 진출이 걸려있는 셈이다.지난 2002년 월드컵 8강 스페인전에서 이운재가 푸욜선수의 슈팅을 막았던 장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화려한 몸놀림은 없지만, 골키퍼로서 가져야할 안정감과 수비조율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에게 주장완장이 걸려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적어도 승부차기에서 만큼은 그의 입지도 위태로울 전망이다.
이운재 선수는 총 50번의 상대 슈팅 중 7번을 막은 반면, 김영광 선수는 9번을 막아 승부차기에서 남다른 감각을 과시했다. 그중 2번 이상을 막은 것이 2번이나 돼 승부차기에 그를 내세우는 것도 승부를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김영광 선수는 185㎝의 큰 키와 남다른 순발력으로 승부차기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줘 왔다. 하지만 아직은 이운재선수에 비해 경험이 부족, 주전 골키퍼로서의 출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운재선수는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평에도 불고, 그동안 대표팀 수문장으로 보여줬던 듬직한 모습으로 인해 이번 월드컵에서도 골문을 지킬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별리그에선 승부차기 없이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김영광 선수의 활약은 대표팀의 16강진출 후에나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