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조석모개`의 문화부

“15세 이상가 등급 유무에 대해 적극 고민 해 보겠습니다.”

문화관광부가 등급분류 방침을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 4월 당초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진흥법)’을 공포하면서 등급분류 체계를 전체이용가, 12세 이용가, 18세 이용가 등급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 등급분류 체계는 시민단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슬그머니 15세 등급이 새롭게 추가됐다.시민단체들이 15세 이용가 등급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하자 문화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업계는 이같은 문화부의 입장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흥법’ 내에는 15세 이용가 등급은 없다.그리고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게임물 이용 표시제 등의 규제가 들어있다.따라서 이를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그런데도 시행령(안)에 15세 이용가 등급을 규정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부는 특히 최근 공청회에서 “상위법인 ‘진흥법’ 내에 등급분류에 포함돼 있지 않은 15세 이용가 등급을 시행령(안)에 규정하는 것은 모순일 수 있다”며 모법인 ‘진흥법’을 고쳐서라도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문화부의 이런 태도에 대해 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가 걱정하는 것은 비단 15세 이용가 등급이 ‘진흥법’ 내에 삽입되는 것 때문만이 아니다. 이를 계기로 여러 산업 정책들이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의해 오락가락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베어져 있는 것이다.

문화부는 이같은 업계의 우려에 대해 뭐보고 놀라는 것이라며 그냥 간과하고 지나칠 일이 아니다.시민단체의 반발이 있다 해도 산업 진흥을 위한 법률이라면 그 성격에 걸맞은 입안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물론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그냥 넘겨선 않된다. 들어야 할 것은 들어야 한다. 하지만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입안을 추진하는 것과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입안하는 것은 그 근본부터가 다르다. 문화부는 초심으로 돌아가 왜 진흥법이 만들어지게 됐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규제 중심이던 법에서 탈피해 진흥을 하겠다고 만드는 법이라면 명실상부한 산업 진흥법이 될 수 있도록 소신있고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 더이상 문화부가 ‘조변석개’하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를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chani71@etnews.co.kr, ha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