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모-모토로라, 간이 무전기 국산과 외산 대결

유니모테크놀로지의 한국형 무전기 ‘PD2000 플러스·왼쪽’와 모토로라의 ‘GP 3688’
유니모테크놀로지의 한국형 무전기 ‘PD2000 플러스·왼쪽’와 모토로라의 ‘GP 3688’

국내 간이 무전기 시장을 놓고 유니모테크놀로지와 모토로라코리아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지난달 전파법 개정으로 간이 무선국 등록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변경됨에 따라 무전기 사용 인구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무전기 업계를 양분해온 두 회사가 간이 무전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전국에서 28만국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간이 무전기는 통화 거리가 3∼5㎞(최대 20㎞)에 달하고 산세가 험한 지역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건설·택배·보안업 뿐만 아니라 등산·레저·드라이빙 등 그 활용도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현재로선 국산 기술로 ‘한국형 무전기’ 개발에 초점을 맞춰온 유니모테크놀로지(대표 정진현)가 한 발 앞선 상황. 이 회사가 지난 93년에 개발, 출시한 ‘PD2000’은 최근까지 총 27만여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무전기 단일제품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동일 기간 국내 무전기 총 생산 판매 대수의 20%에 달하는 수치로 국내 무전기 사용자 5명중 1명이 ‘PD2000’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여세를 몰아 유니모는 ‘PD2000’ 후속 모델로 한국지형에 최적화된 무전기 튜닝 기능을 적용한 ‘PD2000 플러스’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통신환경과 한국인의 체형을 최대한 고려해 산악지역이나 고층 빌딩에서 무리 없이 작동하고 한 손으로도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정진현 사장은 “PD2000 플러스는 35년 무전기 개발 노하우의 100% 국산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제품”이라며 “주말 레저인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국내 무전기 시장의 새로운 스터디셀러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생활 무전기 마케팅=모토로라코리아(대표 길현창)도 기존 인기 모델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무전기 수요 확산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의 B2B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온라인 무전기 사용 후기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무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간이 주파수(400MHz) 전대역에서 송수신이 가능한 ‘GP 3688’ 모델을 출시하고 스포츠, 레저 동호회와 산악 모임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중이다. 무전기 정품 판매점(MGO)을 통한 제품 구입을 장려하는 정품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통신 장비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지 않는 외산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국산 무전기가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저가형 제품까지 쏟아지면서 간이 무전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