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온라인 축구게임 왜 안나오나

올해 초만 해도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10여개의 축구게임들이 개발되는 등 ‘축구게임개발열풍’이 뜨거웠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나고도 한참이 지난 이제껏 본 모습을 드러낸 게임은 ‘레드카드’ 단 하나 뿐이며 이 마저도 유저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오픈서비스를 중단하고 말았다.

 

‘이제는 축구게임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그 많은 업체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알려졌던 10여개의 온라인 축구게임 중 클로즈베타테스트나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한 게임은 절반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엔터테인먼트의 ‘레드카드’, 넷타임소프트의 ‘풀타임’, 소닉앤트의 ‘익스트림 사커’, 네오비앙의 ‘리얼사커’, 엔터메이트의 ‘킥스온라인’ 등이다.

 

이중 오픈서비스를 실시했던 게임은 ‘레드카드’의가 유일하다. 하지만 월드컵 시즌에 맞춰 무리하게 오픈베타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준비미비와 운영상 문제로 인해 다시 테스트서버로 전환하는 등 서비스에 차질을 빚고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레드카드’가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다른 업체들은 오픈 시점을 미루거나 아예 개발을 중단하는 등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업계는 수많은 축구 게임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개발사들의 시류에 편승한 ‘얄팍한 상술’과 축구 게임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하려 했던 대형 퍼블리셔들의 ‘문어발식 확장’전략이 빚어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개발사의 경우 4년 마다 찾아오는 월드컵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개발일정을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경쟁적으로 나선 퍼블리셔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데 축구게임 개발사들이 월드컵을 겨냥해 조급하게 게임개발에 나서는 등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월드컵으로 인해 축구게임이 주목받으면서 대형 퍼블리셔와 외부 투자기관들이 축구게임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축구게임의 몸값을 크게 높인 것도 무리한 개발을 부추겼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퍼블리셔들의 수요가 넘치면서 개발사들이 너도나도 축구게임 개발에 뛰어들면서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드카드’의 부진과 월드컵 종료로 인해 축구게임에 대한 퍼블리셔들의 관심은 차갑게 식으면서 현재 개발중인 게임들의 향후 서비스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개발이 채 완료되지 못한 시점에서 서비스를 강행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며 “현재 테스트서버로 전환한 상태로 9월 13일경 재오픈을 목표로 완성도를 높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일부에선 국산 축구게임들이 ‘피파온라인’의 위력에 압도당해 감히 시장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캐주얼 축구게임 중 처음으로 선보였던 ‘레드카드’가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면 ‘피파온라인’은 월드컵 기간 뿐 아니라 월드컵이 끝난 지금까지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주얼 축구게임업체들은 ‘피파온라인’과는 시장이 다르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엔터메이트의 노승필 마케팅 팀장은 “캐주얼 축구게임 시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축구만큼 대중적이고 남녀노소 누구에게 어필할 수 없는 장르는 없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제일 먼저 선보인 ‘레드카드’가 이렇다할 성적을 내놓지 못하자 다른 개발사들 역시 조심스러운 것 같다”고 축구게임 출시 지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개발중인 작품들이 대부분 캐주얼 형태의 풋살게임이고, 정통축구와는 다른 재미요소를 강조하고 있기때문에 ‘피파온라인’과 다른 장르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피파’때문이 아니라 개발이 완료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이처럼 캐주얼축구게임의 발표시기를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적어도 4∼5개 게임이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소닉앤트가 이달 초 ‘익스트림사커’ 오픈베타 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닉앤트는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도 서비스 준비를 마쳐 한중일 3개국 리그전을 통해 ‘피파온라인’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NHN 역시 ‘아트사커온라인’을 오는 11월 클베를 거쳐 올해 안에 서비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래픽면에서 다른 작품에 비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작품은 특히 완성도에 중점을 두고 막바지 개발에 땀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역시 ‘킥오프’를 11월 께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개발은 어느정도 완성된 상태지만 시기를 두고 내부에서 막바지 조율중이다.

네오비앙은 9월 클로즈베타테스트를 거친 후 빠르면 10월 께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오비앙측은 이번에 추가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장점을 적극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레드카드’가 이달 13일 재오픈을 계획하고 있으며, 엔터메이트의 ‘킥스온라인’ 역시 채널링을 통해 유저층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업체들은 아직 정확한 서비스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개발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축구게임의 경우 다른 작품과 달리 유저가 각 게임간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차이점을 어떻게 인식시키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라며 완성도를 높히고 차별화된 요소를 강조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장르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유저들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어 위험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캐주얼 축구게임 하나에 식상할 경우 자칫 축구게임 전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등장할 축구게임들이 과연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고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 - 킥오프(씨알 스페이스)

NHN - 아트사커온라인(월드온게임스)

엔씨소프트 - 사커퓨리(디지털 레전드)

미정 - 리얼사커(네오비앙)

미정 - 플레이메이커(하멜린소프트)

미정 - 풀타임(넷타임소프트, 자체 서비스)

미정 - 익스트림사커(소닉앤트, 자체 서비스)

미정 - 레드카드(이젠엔터테인먼트, 자체서비스)

미정 - 킥스 온라인(엔터메이트, 자체서비스)

네오위즈 - 피파온라인(EA)현재 개발중인 캐주얼 축구게임은 대략 10여종이다. 대부분 4대4 혹은 5대5 방식의 풋살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풋살형태의 작품들이 많은 것은 실사로 표현할 경우 개발기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개발중인 업체들 대부분이 처녀작이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중소개발사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동일한 형태의 축구게임이 쏟아져 나오자 성공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축구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는 것도 드물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은 다른 스포츠보다 큰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4대4방식의 풋살과 11대 11의 정통축구는 유저들에게 동일하게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단순히 대전방식만을 차별화하기보단 시스템적으로 독특한 요소를 강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축구경기의 간단한 룰로 인해 대전방식의 변경만으론 다르게 인식되긴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개발여건 속에서 실사 형태의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때문에 대부분 캐주얼 축구게임을 제작하고 있지만 차별성을 강조하지 못한채 축구라는 소재의 매력에 의존한다면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