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기업 `프리스케일` IT사상 최대규모 매각되나

 미국 반도체 업체 프리스케일이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160억달러의 매각협상을 진행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2개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프리스케일 소유권 인수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초기 프리스케일 인수에 나선 컨소시엄은 텍사스퍼시픽그룹·블랙스톤그룹·페르미라·칼라일그룹 컨소시엄으로 수 주 전부터 협상을 시작해 실사 마무리 단계에까지 이르렀으나 지난 10일(현지시각) KKR-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사상 최대 가격인 160억달러를 내걸고 가세, 인수전 양상을 뒤바꿔 버렸다.

KKR(콜버그 크리스 로버츠)·실버레이크 파트너·베인캐피털 등이 연합한 KKR-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은 지난달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를 4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IT 산업 투자에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는 자본이다.

외신은 KKR-실버레이크 컨소시엄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 자본이 이번 인수 경쟁에서 성공할 경우 지난달 인수한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NXP)와의 합병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져 거대한 반도체 기업 탄생까지 예고되고 있다.

두 컨소시엄의 각축에 따른 추가 실사작업 시간을 감안할 때 프리스케일의 매각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3주 정도 연기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지난해 실버레이크파트너가 선가드 데이터시스템을 113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KKR등 투자 기업들이 최대 금액을 제시하면서까지 프리스케일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이 회사의 ‘잘 나가는’ 무선 칩 사업 때문이다. 프리스케일은 모토로라 레이저 폰에 들어가는 칩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블랙베리 기기용 주요 부품도 제공중이다.

이 회사의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사업 부문은 자동차용 및 일반 제품용 칩들이다. 지난 1분기 이 회사 전체 매출 15억2600만달러 가운데 자동차용 및 일반 칩 분야는 전체의 43%인 6억5300만달러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5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익은 2억1100만달러에서 5억6300만달러로 두배 이상 급등했다.

수익성 악화로 저가에 매각하는 여타 기업 M&A와는 다른 차원이다. 모토로라의 핵심 역량 집중을 위해 2004년 7월 분사됐던 ‘미운 오리 새끼’ 프리스케일이 화려하게 ‘백조’로 부활을 앞둔 순간이다.

투자자들도 프리스케일의 사모펀드 매각을 환영했다. 매각 협상 사실이 알려지자 주식 시장에서 프리스케일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9%나 오른 36.68달러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