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산업 돌파구를 찾아라](중)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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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주니퍼네트웍스·IBM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국내 보안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지난 5월 국제공통기준상호인정협정(CCRA)에 가입하면서 국내 정보보호 시장이 전면 개방돼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CCRA란 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총 24개 CCRA가입국에서 정보보호 제품의 성능과 안정성을 별도의 인증 없이 동일하게 인정하는 국제 협약이다. 우리나라의 가입으로 해외에서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받은 제품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기업의 텃밭이었던 공공 보안 시장이 전면 개방된 것이나 다름없어 국내 시장에서 토종 정보보호 기업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다국적 기업 공세 높아=올해 말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보안 서비스 ‘원케어 라이브’를 시작하고 내년 초에는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포어프런트’ 제품군도 대거 선보인다.

 MS가 당초 예상됐던 개인용 보안 시장은 물론이고 기업용 제품까지 모두 내놓을 예정으로 국내 보안 시장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시스코시스템즈와 주니퍼네트웍스·한국쓰리콤 등 다국적 네트워크 기업들이 잇따라 보안 기업을 인수하며 정보보호 기술 역량을 강화해 토종 네트워크 보안 기업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 방화벽과 침입탐지(IDS)·침입방지(IPS)·네트워크접근제어(NAC) 등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으로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보안 분야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IBM과 EMC도 최근 정보보호 전문 업체를 인수해 보안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정보보호가 모든 IT기기와 서비스의 근간이 되면서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IT기업의 참여는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기술 차이 좁혀야=다국적 기업의 공세 속에서 국내 정보보호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기술 확보가 급선무다. 정보통신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정보보호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3.7%로 약 1.9년이나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체 보안 기업이 없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4.7% 포인트나 앞서 미국 대비 88.4%의 기술 수준을 보였다.

국내뿐 아니라 국내 정보보호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10년여가 돼가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안철수연구소와 시큐아이닷컴·잉카인터넷 등 몇몇 기업이 동남아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고 보기에는 미약하다.

 조원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보안담당 이사는 “거대 IT기업들의 정보보호 시장 참여는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고객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차원”이라면서 “이제 단품 보안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글로벌 기업과 연대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