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네마 논의 제작·배급사로 확대

 영화 상영·전송 단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디지털시네마 구축 환경 전환 논의가 극장이나 통신사업자뿐 아니라 영화 제작·배급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가 그간 상영 전송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해 왔던 국내 디지털시네마 구축 논의에 제작 배급사까지 포함시키기 위해 의견수렴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화부는 디지털시네마 중장기 발전계획에 제작배급사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조만간 실무자 급의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부의 이런 움직임은 디지털시네마 사업이 전송, 상영 부문에서만 진행되지 않고 제작, 배급 등 전과정에서 포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부 영상산업팀 관계자는 “중장기 발전계획안에 제작배급사의 입장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과정”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면 조만간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대표 김주성) 등 영화 배급 전문업체들도 극장 및 통신사업자의 디지털시네마 전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영화 디지털 제작과 디지털 배급을 위한 준비작업을 점진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고가의 디지털 촬영장비 도입을 위한 초기 비용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촬영시 소요되는 필름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디지털 제작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CJ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자사가 올해 말 배급할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비, 임수정 주연)’를 기획단계부터 HD급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배급한다는 방침이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영화 순제작비 외에 배급을 위한 필름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상황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디지털시네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극장에서 인프라만 갖춰지면 배급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올댓시네마의 한 관계자는 “필름으로 촬영하는 것에 비해 HD급 카메라로 촬영하는 게 비용이 오히려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의견수렴과 논의보다는 제작, 배급 단계에서의 디지털환경 전환을 위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배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송, 상영 업체들이 배급사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디지털시네마 논의 테이블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초기 비용 투자 등으로 인해 아직은 관망하고 있는 사업자가 많다”고 밝혔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