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최근 열린 2007년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애널리스트의 집중포화를 맞아 진땀을 뺐다. 주가가 제자리걸음하면서 윈도비스타부터 X박스까지 애널리스트의 송곳 질문 대상이 된 것. 사령탑 스티브 발머 CEO의 방어논리로 MS 향후 전략을 가늠해봤다.
◇“빵과 버터”=애널리스트의 공격은 먼저 사업 다각화에 맞춰졌다. PC 및 서버 소프트웨어 등 핵심에 집중하지 않고, MP3플레이어·비디오게임 등으로 역량을 분산하고 있다는 것. 최근에는 X박스 게임기 결함으로 10억달러의 수리비까지 물게 됐다.
이에 발머 CEO는 ‘빵과 버터’론으로 맞서면서 사업 다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발머는 “빵이 잘 팔리면, 버터도 잘 팔리듯이, 윈도 실적을 바탕으로 오피스 판매량을 늘려왔다”면서 “온라인광고·MP3플레이어·모바일소프트웨어 등 다른 사업도 (윈도의 지원을 받아) 성장을 구사하는 전략을 계속 고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D보다 기업인수”=MS는 윈도비스타 출시된 후, 현재까지 6000만카피가 팔렸다고 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비스타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구글 등 경쟁업체가 무섭게 성장하는 데 MS의 기존 수익에 안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발머 CEO는 “지속적인 R&D가 향후 성장을 무조건 담보하지 않는다”면서 공격적인 기업 인수를 시사했다. 실제로 올해 MS의 기업인수 비용은 사상 처음으로 연구개발(R&D)을 초과할 전망이다.
구글과 야후에 맞서, 조만간 온라인 광고 회사 ‘에이콴티브(AQuantive)’를 60억달러에 인수한다.
◇“기술은 언제나 자기파괴”=발머 CEO는 “전통적인 MS의 수익원(데스크톱 SW)을 위협하는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SW가 웹 기반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기술은 언제나 자기파괴적이기 때문에 현재 수익을 갉아먹는 제품에도 미래 수익원 확보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