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프로그래밍하는 컴퓨터` 30년 후에

 물리학 이론 중 하나인 ‘특이점(singularity)’이 컴퓨터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블랙홀의 어떤 한 지점에 이르면 기존 물리법칙과 방정식이 통하지 않는 특이점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계를 만든 사람보다 기계가 더 똑똑해지는 특이점이 온다는 것. 특이점 지지자들은 그 시기를 향후 30년으로 보고 있다.

 10일 AP통신·실리콘밸리닷컴 등은 구글·MIT 등에서 내로라는 인공지능 개발자와 전문가들이 ‘특이점 회의(singularity summit)’를 열고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수백 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모인 이번 회의에선 특히 스스로 프로그래밍하는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이 이식된 뇌 등이 집중 논의됐다.

 싱귤래러티인스티튜트의 레이 커즈와일 상무는 “약 20년 후인 2029년, 컴퓨터의 특이점이 올 것”이라면서 “2년에 칩 집적도가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무어의 법칙에서 보듯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관련 특이점 연구기관을 세운 엘리저 유드코스키도 “스스로 진화 가능한 똑똑한 인공지능은 곧 출연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공지능은 도덕관념이 없다”면서 “특이점이 오기 전에 윤리적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티엘은 “미국 사람들은 멕시코인과 중국인이 직장을 빼앗는다고 걱정하지만, 앞으로는 컴퓨터와 직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면서 “벤처캐피털이 인공 지능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