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신장비업체 루슨트가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통신설비 수주를 위해 모두 314차례에 걸쳐 중국 관리들에게 해외관광 뇌물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알카텔-루슨트는 최근 미국 법무부 및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협의를 통해 이에 대한 형사기소를 면하는 대신 벌금 250만달러를 부과받기로 합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6일 보도했다.
미 법무부가 밝힌 문건에 따르면 미국의 루슨트사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수백만달러를 들여 국유 통신기업의 고위간부를 포함한 중국 관리들에게 314차례에 걸친 외유를 지원했다. 루슨트는 지난해 4월 프랑스 기업 알카텔에 인수됐다.
루슨트는 당시 중국 관리 1명당 2만5천∼5만5천달러를 들여 공장시찰, 훈련 등 명목으로 통상 14일간의 순수 휴양성 해외관광을 지원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텔-루슨트는 활발한 중국 영업활동으로 중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華爲)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기업으로 지난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중국 기업들과 7억5천만유로 상당의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은 사업상의 각종 편의를 받는 대가로 중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게 일반화돼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발생한 50만건의 부정부패 사건 가운데 64%가 외자기업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중국 주재 외국기업들은 중국 관리들에게 해외관광이나 시찰, 자녀의 해외유학 또는 취업 알선, 퇴직 후 수익금 전달, 카지노 도박관광, 요트 승선 등 다양한 뇌물 공세를 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