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X 번호 폐지 ‘뜨거운 감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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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이동전화 3사 식별번호별 고객 현황

  ‘사업자별 식별번호(01X)’ 회수 조치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2002년 점진적으로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한다는 중장기 번호 자원 정책을 세운 상황에서 올해 3세대(G) 서비스로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기존 식별번호 강제 폐지 정책이 공론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 사업자의 식별번호인 017과 018 사용자는 물론 번호이동을 통해 기존 사업자별 식별번호를 유지하고 있는 이용자 숫자가 아직까지도 절반에 달하고, 정통부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는 ‘010 80% 이상 사용’ 기준에서도 01X 사용자 수는 최소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정책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번호 유지 이용자 아직 절반 달해 =지난해 11월 말 이동전화 가입자 수에 대한 정부 통계에 근거하면 010 번호 사용자는 2265만4000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50%를 약간 넘는다. 010 번호는 2004년 처음 제도 도입 후 신규로 가입하거나 기존 번호를 변경할 때, 그리고 3G 서비스에 가입할 때 적용됐다.

그러나 사업자별로 기존 식별번호를 이용하는 고객 수도 만만치 않다.

SK텔레콤 이용자의 경우 011과 017 번호를 이용하는 고객과 타사로부터 번호 이동한 고객 수가 각각 900만명과 200만명에 달한다. SK텔레콤 전체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아직도 기존 식별번호를 고집하고 있다. KTF와 LG텔레콤 이용고객은 SK텔레콤의 고객 비중보다는 낮다. 두 회사는 각각 550만명과 300만여명의 고객이 기존 식별번호를 이용한다. 대략 LGT 15%, KTF 25%를 차지하는 규모다.

◇3G 전환 속도 관건=010 번호 정책은 3G 시장과 직결돼있다. KTF는 아예 단계적으로 2G망을 걷어낸다는 ‘3G 올인 전략’을 밝혔다. 여기에 010 번호를 이용하게 되는 LG텔레콤의 리비전A 서비스도 올 1분기부터 본격 시작된다.

식별번호로 본다면 50%를 넘은 010 번호 이용자 수가 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사업자들이 예상하는 올해 3G 신규 시장은 1000만명 정도. 기존 010 번호를 이용하는 2G 고객의 전환이 어느 정도 포함될지 알 수 없지만, 01X 가입자의 전환이 많을 경우 누적 기준 010 이용자는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80% 넘으면 정책 방향 검토”=사업자별 식별번호 폐지는 식별번호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불공정 경쟁요소 및 독과점을 해소하고,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즉, 시장을 향한 정책이었고, 정부의 이런 정책은 유효했다.

문제는 번호 정책이 이용자의 권리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번호 변경에 대한 저항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무리한 정책 집행은 국민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사업자들도 이런 점을 의식하는 눈치다.

가입자 대비 기존 식별번호 사용 고객 비중이 50%에 달하는 SK텔레콤은 정부가 무리하게 010 번호 정책을 도입하는데 우려를 나타냈다. 명분은 고객의 권리지만, 아직도 ‘011’을 고집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적극 나서기 어렵다. 이에 비해 3G 올인 전략을 펼치는 KTF는 적극적인 010 번호 통합 정책을 기대한다. 기존 2G 고객이 자연스럽게 3G로 전환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현재 010 사용자 상당수가 2G를 쓰고 있다고 할 때 2G 사용자들이 3G로 전환한다 해도 010 번호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다”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정통부는 “그러나 최소한 80% 이상의 이용자가 010 번호를 사용하는 시점이라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번호 통합 방향 및 방법에 대한 검토를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