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실리콘밸리 웹2.0 버블` 경고

 “향후 2년간 우리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짐 브레이어의 말을 빌어 20일 포천이 ‘실리콘밸리 버블 2.0’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닷컴 붕괴 이후 제2의 실리콘밸리 붕괴를 의미한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만 지역 5개 카운티에서만 3만3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상업부동산 서비스 전문기업 CB 리처드 엘리스는 실리콘밸리의 사무실, R&D시설 등의 임대가 14만㎡ 줄었다고 밝혔다.

짐 브레이어는 먼저 다른 산업의 불황이 IT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인터넷 업계는 불황기에 광고주들이 광고를 줄일 것이라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가”의 질문과 함께 구글에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실제로 구글의 현재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말 보다 41%나 떨어졌다.

그는 이어 광고 시장과 민감한 관련이 없는 시스코와 인텔로 말머리를 돌렸다. 이 회사들이 생산하는 제품들의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애플도 경기 침체로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떨어지면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잉투자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는 지난해 3813번의 거래를 통해 294억달러(약 30조원)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게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투자액수다. 하지만 2001년 닷컴 붕괴도 사상 최대의 투자 이후 전개됐다는 점을 들어 지금의 상황이 그 때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때를 같이 해 테크뉴스월드는 다우존스 벤처소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에서 웹2.0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정점을 친 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웹2.0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88% 늘어난 13억4000만달러(1조3513억원)에 달했다. 투자를 받은 기업의 숫자도 2006년 143개에서 지난해 178개로 늘어났다. 수치상으로는 전혀 나쁘지 않지만 2002년 이래 매년 웹2.0 기업에 대한 투자가 두 배씩 늘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치는 투자기조에 변화가 생겼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반적인 투자 감소는 미국의 경기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 웹2.0 기업이 광고수익 모델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예산 감소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웹2.0 기업들의 혁신성이 바닥났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투자를 이끌어냈지만 수년째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 하는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웹2.0’이라는 명함만으로 투자를 이끌어낼 수는 없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정진영·이동인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