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LCD 사업을 대폭 강화한 LG디스플레이가 모듈 시장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했다. 중소형 LCD 사업의 외형을 키우기 위해 모듈 사업에 진출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TV·모니터·노트북용 패널을 양산하는 파주·구미 사업장의 모듈 라인을 이른 시일내 대부분 해외로 이전하기로 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중소형 패널이 나오는) 구미의 2∼3세대 라인이 100% 가동될 정도로 실적이 좋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굳이 모듈 사업을 해야할 이유는 없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부터 애플에 아이팟용으로 공급하는 LCD 패널도 ‘셀’ 작업만 거친뒤 모듈은 외주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본지 4월3일자 1면 참조>
통상 휴대폰 등 중소형 LCD 시장에서 노키아·모토로라 등 대형 고객사에 안정적인 물량을 납품하기 위해 패널 업체가 모듈 작업까지 책임지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셀 작업과 더불어 모듈 작업을 병행하게 되면 마진 구조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 ‘양날의 칼’로 여겨진다. 일찌감치 모듈사업에 나섰던 삼성전자가 중소형 LCD 사업의 외형이 LG디스플레이를 훨씬 뛰어넘지만 수익성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진 이유도 이런 배경이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애플에 이어 잠재적인 파트너인 일본 파나소닉도 모바일 패널의 대형 고객사로 확보, 중소형 사업부의 외형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가 절감을 위해 국내 사업장의 모듈 라인을 중국·폴란드 등 해외 사업장으로 대거 이전하기로 했다. 지난해이후 전체 모듈 라인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 난징으로 이전한 LG디스플레이는 나머지 모듈라인을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과 올초 양산 가동한 중국 광저우 공장으로 꾸준히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전체 모듈 라인 가운데 20% 정도만 국내 사업장에 남길 예정이다. 권 사장은 “모듈 라인을 해외로 옮기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대세”라며 “가급적 빠른 시간내 해외 이전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영수 사장은 “내년이 지나고 2010년이 되면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과거처럼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곤혹을 치를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말해 지난 1월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 공급과잉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수정했다.
권사장은 또 일본 파나소닉과 제휴 방안을 모색중이며, 오는 5월 마이클 델 회장을 다시 만나 내년이후 노트북 PC용 패널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의 37인치 패널 교차 구매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