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창작로봇대전 기획한 조혜경 한성대 교수](https://img.etnews.com/photonews/0809/080917055703_948071282_b.jpg)
“어린이 로봇교육이 너무 일찍부터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어선 곤란하죠. 창작로봇전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로봇기술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을 한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겁니다.”
조혜경 한성대 교수(44)는 국내 로봇공학계에서 홍일점이나 다름없는 여성 로봇공학자다. 평소 로봇교육에 관심이 많던 그는 획일화된 국내 어린이 로봇교육에 자극을 주고자 상상력과 이야기를 평가하는 어린이 창작로봇대회를 열어 보리라 마음 먹었다. 조교수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주변의 큰 공감을 얻었다. 다음달 전자신문 주최로 ‘가족이 함께 하는 창작로봇전’이 로보월드 주요 행사로 열릴 수 있게 된 단초다. 그가 로봇교육에 관심을 가진 동기는 우연히 미국 초등학교에갔다가 어린이들이 만든 로봇작품을 접한 충격 때문이었다.
“미국 어린이가 만든 수십종의 로봇 중에서 같은 형태가 하나도 없고 로봇을 만든 이야기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똑같은 로봇키트만 조립하는 한국과 너무 비교되더군요.”
조교수는 창작로봇전에 참가하는 로봇작품은 기술력보다 얼마나 독창적이며 이야기 배경이 탄탄한 지에 점수를 줄 예정이다. 기존 로봇대회가 무조건 상대 로봇을 쓰러뜨리고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어린 학생들의 상상력에 도움이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는 로봇분야의 초등교육은 대학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로봇에 대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북돋우려면 어떤 로봇을 만들지, 왜 필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는 일부 로봇학원의 사교육 바람 때문에 대학생들이 알아야 할 로봇기술을 어린이에게 강요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려면 그 연령대에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재와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은 어린이를 위한 교육도구로서 매우 창의적인 사고력 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모들이 자신의 어린 자녀가 로봇에 관심을 보인다고 모두 로봇 엔지니어로 자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두 딸(중1, 초등 6학년)을 둔 부모로서 창작로봇이 여자 어린이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끌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혜경 교수는 창작로봇대회를 통해 로봇공학분야에 유능한 여자 후배들이 많이 나온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면서 웃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