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영화의 훼손된 부분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기술을 우리 손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복원 솔루션의 국산화로 수입대체 효과와 복원 기술력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게 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달 DVD로 출시한 김기영 감독의 ‘하녀’ 디지털 복원 작업에 우리나라 기술을 첫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하녀 복원작업에 쓰인 기술은 자막 복원 솔루션. 손실된 필름 원본의 일부를 자막이 있는 해외 수출용 필름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필름에 입혀진 자막을 디지털로 지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을 한국이 처음 시도했다. 이 기술 외에도 필름에 묻은 먼지나 흠집을 제거하는 솔루션의 프로토타입도 완성했다.
솔루션 개발엔 한국영상자료원 뿐만 아니라 영화 후반 작업업체인 HFR(대표 이용기), 서울대 정보신호처리연구소,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이 참여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기술 개발에 2억원을 지원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자막복원 솔루션 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HFR·서울대·중앙대와 함께 영상은 물론 소리까지 복원 가능한 통합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다. 내년까지 총 20억원이 투입될 통합 복원 솔루션 개발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문화기술(CT) 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영상자료원은 디지털 통합 복원 솔루션을 국산화하면 그 동안 적게는 1억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이 넘게 주고 수입한 고가의 유럽·미국 솔루션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전 영화의 디지털 복원 수요가 늘고 있는 해외에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뛰어난 디지털 복원 기술력을 해외에 알리는 동시에 국내 복원 기술 개발 증진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장광헌 한국영상자료원 보존기술센터장은 “디지털 통합 복원 솔루션은 훼손된 영화의 디지털 복원뿐만 아니라 영화 후반 작업에도 접목되는 등 적용 범위가 폭넓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