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투자 불이행 강력 제재

사업권 취소·반납까지 고려

 정부가 와이브로사업자들의 허가 조건 불이행에 따른 제재 조치의 수위를 조절 중인 가운데 청와대가 ‘필요하면 사업권 취소·반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실적으로 허가 취소까지 갈 가능성은 낮지만 정부 내 강경 기조를 감안하면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관측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사업은 국민의 소유인 주파수를 가지고 사업자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사업권만 가지고 사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번(와이브로)만큼은 절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 청와대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리할 문제지만, 유야무야 넘어가던 관례는 이번 정권에선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투자이행 약속을 안 지킨 사업자는 사업권 취소 등의 중징계까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업권 취소·반납 등의 중징계가 현실이 되면 해당 기업의 CEO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조항이 와이브로 사업허가 항목에 포함됐다. 지난 IMT 2000 사업권 반납 당시에도 CEO가 물러난 사례가 있다.

 방통위의 방침도 실무부서와 위원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형식적인 제재에 그치지 않겠다’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와이브로 활성화에 적극적인 위원들은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와이브로에) 적극 투자이행 약속을 지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규제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은 “(제재 수위는 의결을 거쳐야 알 수 있는 사안이지만) 사업자들이 당초 약속한 대로 와이브로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투자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방통위 내부에선 현실적으로 와이브로 허가의 ‘취소’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적으로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지금까지 와이브로 투자이행과 관련해 시정 명령도 한번 없었던 상황에서 사업권 반납 또는 취소 등의 극단적인 결정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일부 위원 가운데 ‘전국망 구축 등 와이브로 커버리지와 관련해 무리가 있으면, 현실에 맞게 이를 변경해 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방통위는 와이브로 허가조건 불이행과 관련해 △허가 취소 △영업정지·과징금 △시정명령·추가의무 부과 등 다양한 수위의 방안을 제시하고 위원회 최종 의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과징금(매출의 3%)은 그 액수가 너무 적어 징계로서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밝혀 과징금 부과 이상의 제재조치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와이브로사업자의 고위관계자는 “방통위의 제재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의견이 분분해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업자로선 이미 막대한 투자가 진행된만큼, 사업권 반납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어떤 사업자도 고려해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호·유형준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