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Tech & Trend-온라인게임과 만나는 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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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IT는 이제 게임의 세계로 들어간다

기업 애플리케이션 한계 극복할 대안으로 관심 모아

 ◇온라인게임과 기업 IT=1996년 출발한 ‘바람의 나라’나 1998년의 ‘리니지’를 우리나라 인터넷 그래픽 게임의 출발점으로 잡을 경우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의 역사도 10년을 훌쩍 넘어선다. 2008년 현재 3500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인구는 온라인게임 확산의 인프라 역할을 했고, 이제 거의 모든 국민이 온라인게임 인터페이스를 경험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웹 2.0이라는 인터넷 환경 변화와 함께 게임 인터페이스는 기업 IT 환경에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특히 기업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과 직원들의 경험을 온라인게임의 특성들을 활용해 재구성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기업 IT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행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사례를 보자. 주식 투자를 하는 A씨는 주가 동향에 관심이 많지만, 근무 시간에 PC로 주가를 확인하기에는 눈치가 보여서 ARS를 자주 이용한다. A씨가 원하는 정보는 딱 하나,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현재 가격이다. 하지만 ARS를 이용한 지 100일이 넘어도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음성 메뉴는 항상 똑같다.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묻고 숱한 메뉴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해서 원하는 정보에 이르는 단계를 몇 번씩 거쳐야 한다.

 HTS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부분의 HTS 사용자들은 투자 종목을 선정하기 위해 여러 종목의 펀더멘털이나 차트, 수급 상황 등을 검토한 후 괜찮은 종목의 이름을 종이에 적은 뒤 관심종목으로 등록한다. 하지만 유명 포털 사이트의 증권 섹션에서는 투자자가 검토한 차트 등 정보가 화면 오른쪽에 친절하게 정리된다. 종이와 펜이 필요 없다는 얘기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주식 관련 애플리케이션 제작 기술은 HTS 전문업체가 훨씬 뛰어나다. 앞서 제시한 ARS나 HTS의 문제점은 고객의 경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깊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구축해온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경우 요구사항 수집 및 분석에서 트랜잭션성 요건과 비(Non) 트랜잭션성 요건이 혼재되어 중복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 발전을 IT가 따라잡기 어려워 업무 프로세스를 애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이질성과 복잡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결국 ‘기획-실행-평가’로 이어지는 업무 수행 사이클이 무너지고 통합 업무의 구현이 멀어지는 현상이 생겨난다. 테스트에 있어서도 직원 위주의 테스트 환경에서 기껏해야 수백 명의 테스터가 빠듯하게 기한을 정해놓고 테스트한다. 정확한 평가와 피드백이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반면 온라인게임의 경우 대개 몇 만 명의 테스터가 상용화 수준의 품질을 달성할 때까지 테스트를 거친다. 결과적으로 기업 차세대시스템의 솔루션과 서비스의 완성도는 온라인게임에 비해 뒤지기 쉽다.

 기업 IT 환경은 사용자 경험의 반영과 편의성 강화, 시스템의 완성도 제고를 위해 온라인게임의 특성,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 요소들을 과감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온라인게임들이 갖고 있는 요소 가운데 기업 IT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온라인게임에서 가져와야 할 것들=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에는 스크루지라는 구두쇠가 등장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이 자린고비를 변화시키는 것은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에 찾아온 옛 친구 말리의 유령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리가 스크루지를 변화시키는 ‘도구’라는 점이다. 그것은 좋은 글이나 말이 아니라 미래를 직접 보여주고 체험하게 한 ‘가상 체험’이었다. 바로 여기에 온라인게임의 핵심 요소가 있다.

 이 요소들은 ‘현실보다 완벽한 가상세계’라는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가상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들로 컨텍스트, 시뮬레이션, 계산성, 몰입 등을 꼽는다. 이런 요소들이 긴밀하게 결합해 현실보다 더 정확하게 경험을 정리하고 피드백하여 업무 개선을 이루어내는 프로세스가 가능한 것이다.

 컨텍스트란 하나의 태스크를 수행할 차례가 되면 자동으로 필요한 데이터가 준비되고 상대를 호출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말한 ARS 사례는 개인의 서비스 활용 패턴에 기반한 컨텍스트 타입이며, 게임은 이런 컨텍스트를 파악해 사용자를 돕는 준비 태세를 갖춘다. 기업 IT도 이런 컨텍스트 대응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시뮬레이션은 의사 결정의 가시성을 높이고, 성공 확률을 높인다. 지식 노동자들의 업무에서 의사 결정의 비중이 매우 높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그 경향이 심화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시뮬레이션은 온라인게임의 실행을 관통하는 중심 기능이다.

 계산성은 정해진 변수와 규칙에 따라 컴퓨터가 계산한 결과를 기반으로 프로세스가 수행되고, 인간적이고 정치적인 외압이나 불공정한 참견이 개입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말해 온라인게임의 세계는 통제된 세계, 프로그래밍된 세계인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온라인게임의 세계에서는 모든 행동과 사건, 규칙,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다. 따라서 달리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활동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몰입존은 컨텍스트와 계산성이라는 관점에서 사용자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몰입하여 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컨텍스트에 필요한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수단 등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프로세스 안에서 활동하는 역할자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벗어나지 않게 해준다. 또 그 기반은 이미 계산된 세계이기 때문에 필요한 컨텍스트들을 준비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의 요소들은 서로 긴밀하게 결합돼 있으며,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명확하게 이들 요소를 구분해 규정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다만 대표적인 요소를 하나만 꼽는다면 컨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초보 사용자를 위한 교육이나 프로그램 변경에 대한 기존 사용자 교육 역시 가상세계의 컨텍스트와 그를 지원하는 계산성을 바탕으로 성립한다.

 ◇놀이터와 일터=놀이란 사람들이 즐거움을 얻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노동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특정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이다. 자발성의 차이가 놀이와 노동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기준인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지식 노동에서 극대화된다. 따라서 지식 노동에서 놀이와 노동의 경계는 매우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에 끌리는 요소가 과연 ‘즐거움’이나 ‘재미’ 인지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게임의 유저들은 게임 생활 3개월 정도까지는 ‘재미’를 위해 접속하지만 그 이후에는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게임에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유저의 캐릭터 아이덴티티가 강화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일종의 가치 지향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게임의 원칙을 기업 IT에 활용할 때 ‘재미’에만 집중하면 직원들을 일에 중독시키거나, 또는 쇼핑몰 사이트가 고객들을 쇼핑 중독자로 만드는 것이 최고의 가치로 평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재미에만 치중하는 기업 IT는 지속가능(sustainable)하지 못하다.

 기업 IT와 온라인게임의 결합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단순한 재미가 아닌 △직원들이 보다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고객들이 쇼핑을 보다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돼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 도구로서 투이컨설팅은 WWG(World with Game)와 G브라우저(Game Browser)를 제안한다.

 WWG는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태에서 기업이나 개인 등이 모두 자신의 가상 세계를 외부에 공개,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을 의미한다. 기업이나 개인이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보다 완벽한 비즈니스 수행을 위해, 필요할 때는 언제나, PC 등 IT 기기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가상 공간들을, G브라우저를 통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WWG는 세 가지 프로세스와 각각의 프로세스에 대응하는 기술 요소가 통합된 결과물이다. 세 가지 프로세스란 비구조화(Unstructured Structured), 저강도 구조화(Loosely Structured), 고강도 구조화(Highly Structured) 프로세스를 말한다.

 비구조화 프로세스는 사실상 기업 업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문서와 표 계산, 프리젠테이션 파일, 이메일, 메신저 데이터, 휴대폰 메시지 등을 포함한다. 저강도 구조화는 유연한 방식으로 설계·관리 및 자동화되며, BPM을 통해 지원되는 프로세스가 대표적이다. 고강도 구조화는 ERP, CRM, SCM, PLM, SRM, HCM 등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화된 트랜잭션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프로세스와 기술요소들은 △의사소통 어플라이언스 통합 △의사소통·오피스 소프트웨어 통합 △사용자 주도 이노베이션 환경 제공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통합 △다른 가상세계와의 연결 등의 과정을 거쳐 WWG 단일 환경으로 통합된다.

 ◇온라인 게임의 변화=1990년대 후반 이후 온라인게임은 과거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성을 나타낸다. 아바타 등을 통해 사용자가 실제 세계와 비슷한 ‘또 다른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든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는 것, 유희적인 공간을 넘어 생산적인 활동에 이용되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게임 공간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개념이 MUVEs(Multi_User Virtual Environments)이다. MUVEs는 6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 즉, 다중동시접속, 공간의 형상화(GUI 등), 실시간 상호작용, 오브젝트에 대한 지배력 부여, 특정 사용자의 접속 여부와 무관하게 전체 공간이 자체적으로 유지·변화·발전, 가상현실 세계 내부의 사회적 모임이 장려된다는 점 등이다.

 세컨드라이프는 MUVEs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2003년에 시작해 전세계 16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이 서비스는 전용화폐인 린든 달러를 게임 속 공식 환전소에서 실제 화폐와 교환 가능하며, 현실의 웹 주소처럼 외부로부터 서비스 내부의 가상세계 주소로 접속이 가능하다. 가상현실과 실제 세계의 구분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매트릭스 구조가 되는 셈이다.

 MUVEs 환경에서 사용자는 다중 존재(Multi-presence), 원격 존재(Tele-presence)의 속성을 갖는다. 하나의 캐릭터가 여러 곳에서 로그인할 수 있으며,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멀리 떨어진 가상세계로 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 최근 서로 다른 3차원 가상세계 사이에서 아바타를 텔레포트(teleport)하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제 가상세계에서 물리적 한계는 의미가 없고, 오직 기술적 한계만이 극복의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제작 및 실행 환경이 기존 클라이언트/서버 구조에서 웹게임 구조로 변화하는 것도 중요한 현상이다.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게임 사용자들은 몇 GB에 이르는 게임을 다운받아서 사용했다. 이런 구조는 기업 IT에 적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아이두게임(iDoGame) 플랫폼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NHN이 발표한 이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게임 제작 서비스로, 게임 오픈마켓과 온라인게임 제작 툴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결합한 것이다. 개발한 게임의 다운 횟수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받으며, 일반 사용자도 원하는 게임을 쉽게 만들고 서비스받을 수 있다. 멀티 온라인게임 통합 개발환경인 게임오븐(GameOVEN)도 제공한다. 이런 플랫폼 환경은 향후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기업 IT에 반영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교육, 국방, 공익 목적을 가진 기능성게임(serious game)을 국내에서도 개발하고 서비스하려 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한자 및 영어, 장애우를 위한 특수교육 분야가 대표적이다.

 온라인게임이 ‘재미’가 아닌 특정한 목적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례가 바로 기능성 게임이다. 기업의 직원과 고객 사용자를 대상으로 어떤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까. 온라인게임의 기본 특성은 가상공간에서 커뮤니티를 구성한다는 것과 그 세계에 대한 통합 인터페이스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노동을 지식노동, 대인 서비스노동, 육체노동으로 구분할 때, 통합 인터페이스는 지식노동, 가상공간과 커뮤니티는 판매와 상담 등 대인 서비스 노동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재택근무 및 재택소비의 증가 추세로 볼 때, 의식주에 해당하는 물리적 상품보다 금융 등 비물리적 상품의 판매 및 상담 비중이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문지훈 투이컨설팅 수석컨설턴트/BPM팀장 digitalm@2e.co.kr

박스/ 미래의 가상 업무 환경

‘매트릭스’는 그다지 멀지 않다

 

 Y씨가 컴퓨터를 켠다. OS는 초기 화면이 3D로 구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 Y씨의 캐릭터가 있다. 캐릭터가 10미터 가량 걸어가 금융투자회사 공동망으로 들어간다. Y씨는 3천만원을 투자할 펀드를 구매하고 싶다. 마침 FP(Financial Planner) 영웅 레벨을 상징하는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S라는 여성 캐릭터를 만나 펀드 상담을 요청한다.

 S는 Y의 자산정보, 투자경력, 투자성향을 요청한다. Y는 자신의 캐릭터 정보에 이미 저장되어 있는 정보들을 건넨다. S는 펀드의 위험등급과 Y의 등급을 비교하여, 3가지 펀드를 추천한다. 화면은 채팅모드에서 인터넷전화 모드로 바뀌고, 펀드 상품을 설명하는 쵸크보드가 나타난다.

 S 캐릭터는 설명과 질문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해당 펀드들의 과거 수익률과 3년 후 예상 수익률과 안정성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준다. Y는 그 중 하나의 펀드를 구매한다. 펀드는 Y의 인벤토리에 펀드 아이템으로 저장되고, 거래 정보는 금융투자회사 공동망 운영회사로 보내진다. 펀드 구매를 마치고 Y 캐릭터는 CMA 신용카드를 신청하기 위해 Z증권의 상담센터로 이동한다.

필자- 문지훈 투이컨설팅 수석컨설턴트/BPM팀장 digitalm@2e.co.kr

ISP,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링, 비즈니스 분석 및 전략 전문가.

 두산캐피탈, 신영증권, SK 마케팅앤컴퍼니 ISP, 신한카드(구 LG카드)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및 통합전략 등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