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주도권 전쟁 후끈

 ‘주문형비디오(Video on Demand)’가 아닌 ‘논쟁의 비디오(Video on Debate).’

 최근 지상파방송과 케이블TV 진영이 주문형비디오(VoD) 시장 주도권을 놓고 한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지상파방송 재전송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던 이들은 점차 커지고 있는 Vo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TV시청 패턴 변화로 이른바 실시간방송 시청은 줄어드는 한편 주말 등을 이용한 VoD 시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저작권을 둘러싼 사업자들의 경쟁도 뜨겁다.

 ◇지상파, VoD 주도권을 회복하라=KBS 등 지상파방송과 인터넷 자회사는 얼마 전 ‘콘팅’이라는 방송 프로그램 다운로드 사이트를 오픈했다. 3개 방송사 프로그램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이 사이트에선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방송사 사이트에서 VoD사업을 별도로 해오던 이들이 사이트를 합친 이유는 ‘VoD 시장이 크고 있지만 소스 제공자인 지상파는 정작 더 가난해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콘팅 측은 “VoD 시장에서의 지상파 비중(80%)만큼 수익이 늘지 않는다는 내부 비판이 많았다”며 “이는 콘텐츠 가치, VoD 광고 등을 고려하지 않고 디지털케이블 등 경쟁 미디어에 콘텐츠를 넘겨버리는 1차원적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상파방송은 VoD영업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콘팅의 경우 지상파방송은 기존 사이트가 ‘프로그램당 500원’으로 다운로드 가격이 동일했다면 고화질은 1000원을 받는 등 시장 차별적 전략을 쓰고 있다. 또 편당 100원 수준으로 시장을 흐리는 웹하드·P2P업체에는 형사고소에 나서는 등 VoD 시장 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 움직임은 3사를 제외한 다른 지상파방송에도 옮겨 붙고 있다. OBS경인TV가 지난 13일 곰TV와 제휴, 17개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VoD 서비스’로 론칭했다. OBS는 적극적인 제휴로 VoD 수익 배분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케이블TV, 단독 VoD를 최대한 확보하라=케이블업계에도 VoD는 중요한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의 경우 VoD를 이용하는 고객이 10% 미만이었지만 8월 현재 비중이 10∼20%까지 올라왔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VoD가 대부분 지상파방송이라는 것. 그러나 지상파방송은 최근 VoD 독자영업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공급 협상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 케이블TV사업자는 KBS를 제외하곤 다른 지상파와 VoD 공급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사업자들은 웹TV 등 새로운 서비스로 지상파와 제휴하고 한편으론 방송이 아닌 독자 VoD 판권 확보에 주력하는 이른바 투 트랙을 쓰고 있다.

 웹TV는 CJ헬로비전 등 일부 사업자가 ‘인터넷과 케이블방송’의 새로운 융합 모델로 신규 수익원이 필요한 지상파방송에 강력한 SOS를 하고 있는 상황. 또 케이블TV VoD공급사 홈초이스의 경우 최근 국내 중견 영화배급사 코랄픽처스와 손잡고 국내 미개봉 수입 영화 가운데 일부 작품을 디지털케이블 VoD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기로 합의하는 등 케이블 온리 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 측은 “미래 방송은 양방향의 기본인 VoD가 될 것”이라며 “VoD 시장에선 누가 가장 빨리 그리고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느냐로 성패가 갈린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