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4일 북한 조문단 방문이후 남북한 경제 협력 확대, 정상회담 등 국내 정계와 재계 일부에서 이같은 발언이 연이어 나오자 제동을 걸었다.
지나친 남북대화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기보다는 북한의 태도를 보아가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태도다.
청와대는 우선 일부에서 제기된 북측의 남북정상회담 제의에 대해 “이 대통령의 북측 조문단 접견에서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가 있었을 뿐 남북 정상회담 관련 사항은 일절 거론된 바 없다”고 밝히면서 파격적인 조치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기조는 핵을 포기하면 도와주겠다. 인도적 지원은 열린 자세로 하겠다.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라며 “과거와 같이 끌려다니고, 국면전환을 위한 대북전술차원의 대화는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1년 6개월동안 아무 대화도 없다가 지금 단계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모든 일에는 단계와 절차가 있다”며 대북 복원이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대북 관계는 물론이고 동족 문제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 질서를 준수하는 형태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대북관계도 이제는 패러다임 시프트(인식전환)를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조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정부는 앞으로도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고 처리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나 중국 등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정부는 그러나 남북 경협과 금강산 관광 같은 민간 교류 협력 사업은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차원에서의 협력은 하겠지만, 정부차원의 접촉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공을 북한에 다시 넘겼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김정일 위원장 결정에 달렸음을 거듭 강조했다.
남북관계가 본격적으로 전환되는 시금석은 북측이 현정은 회장에게 제의하고 우리측이 수용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될 전망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제안한 남북 적십자 회담을 북측에서 수용하는지가 북측 변화의 시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MB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다는 인식을 최근에야 갖게 된 것 같다”며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