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출범한 제4기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김정호)가 반년이 되도록 리더십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기 협회는 올해 3대 핵심 과제로 ▲한국게임산업생태계 조정자로서의 협회 리더십 강화 ▲게임산업 및 문화의 인식제고 ▲법제도 개선 등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구체적 사업마다 업체들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가 올해 대표적 사업으로 지난 6월 16일부터 추진 중인 것이 ’그림게임 캠페인’으로, 청소년 보호, 과몰입 예방교육 지원, 불법 부정행위 방지, 사행행위 방지, 기능성 게임 보급 등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가 발표되자마자 일부 업체들이 과도한 경품이나 현금을 제공하는 등 사행성이 강한 이벤트를 시작, 협회의 결의를 무색하게 했다.
CJ인터넷은 협회의 캠페인이 시작되는 당일 ’맞고2.0’과 ’고스톱’ 등 게임을 통해 해외 유명 휴가지 여행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승리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응모가 되며, 매일 고스톱 10판을 즐겨도 명품 지갑에 응모할 수 있는 출석 이벤트도 열렸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달부터 포커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50만~300만원권 기프트카드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프트카드는 상품권과 달리 사실상 현금처럼 쓸 수 있어 사행성이 강한 이벤트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뿐만 아니라 협회 회장사인 NHN 한게임부터 고스톱, 포커 게임의 비밀방을 없애기로 했으나 포커에만 이를 적용했을 뿐 고스톱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캠페인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CJ인터넷도 고스톱에 대해서는 아직 비밀방이 남아있는 형편이다.
또 다른 업계의 현안인 자동사냥(오토마우스) 프로그램에 대한 협회의 행보에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협회는 올 초부터 엔씨소프트 등을 중심으로 게임의 재미를 해치고 아이템 현금거래를 부추기는 자동사냥 프로그램 단속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한빛소프트의 ’위드’, NHN의 ’아크로드’, ’아틀란티카’ 등은 게임 속에서 자동사냥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시스템과 아이템을 포함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이야인터렉티브가 ’엔젤러브온라인’에 자동사냥 시스템을 포함시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신청하는 등 협회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협회는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와 게임 심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이용자의 아이템 구매 제한액인 아이템 이용 한도와 관련해 쉽사리 결론에 이르지 못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에 4기 협회장으로 추대됐던 인물이 회장직을 고사한 뒤 사행성 이슈가 강한 한게임 김정호 대표가 갑작스레 직을 맡으면서부터 예고됐던 일”이라며 “게임산업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고 산업의 재도약을 이루려면 회장사부터 시작해 업계 전반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