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시스가 SK그룹 방송통신 융합장비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인터넷전화(VoIP) 단말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휴대폰 브랜드 ‘W’ 공개와 함께 빠르면 10월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휴대폰 출시를 기점으로 SK텔레시스는 전자·정보통신기기 전문회사로 발전해 간다는 전략이다.
◇B2B에서 B2C로=지난 1997년 설립된 SK텔레시스의 주력사업은 중계기다. SK텔레콤이 설치하는 중계기의 상당부문을 SK텔레시스에서 공급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07년 389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 5월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상용화한 와이브로 시스템을 요르단에 수출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사업 성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SK텔레시스는 B2B기업이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의 투자 포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서게 됐다. 지난 2007년 신규사업부문을 설립, B2C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B2C사업으로 처음 택한 분야가 VoIP폰이며 2번째로 택한 아이템이 휴대폰이다. 이번에 선보인 ‘W’ 브랜드도 휴대폰 뿐만 아니라 SK텔레시스에서 추진하는 모든 융합기기의 통합 브랜드로 키울 생각이다.
◇VoIP폰 안착…신규사업 탄력=지난해 11월 첫 선을 보인 VoIP폰을 매달 12만∼14만대씩 SK브로드밴드에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국내 30여개의 VoIP폰 생산업체 중 최대 규모다.
올해 예상 매출만 1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매출 3626억원의 30%에 해당된다. 중계기 공급 부진을 만회하고 지난해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학준 SK텔레시스 사장은 “올해는 기존 사업 분야의 매출이 더 많겠지만 내년은 기존사업과 신규사업의 매출 비중이 반반 정도씩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사업에 긍정적인 전망을 보탰다.
새로 선보일 휴대폰사업을 시작으로 넷북·MID(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셋톱박스 등 다양한 모바일 전자·정보통신기기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신규사업부문장인 윤민승 전무는 “VoIP폰과 휴대폰에 역량을 집중하느라 아직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유무선 통신 융합 트렌드를 이끌 다양한 제품에 지속적인 사업성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의 융합장비 대표(?)=SK텔레시스가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SK그룹의 융합장비 공급사’로 보인다. 자사를 중심으로 SK그룹 서비스-제조 수직계열화의 중심축이 되는 것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도 유무선·방송 통합 등 컨버전스(융합)가 진행되는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각종 기기를 보다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 단지 관계사간 지배구조나 대기업집단군에 속하는 특성상 드러내놓고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상황은 이같은 SK텔레시스 행보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호 신규사업인 VoIP폰도 SK브로드밴드 독점 공급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휴대폰도 SK텔레콤의 직간접적 도움이 예상된다. 27일 오후 워커힐호텔에서 진행된 ‘W’ 브랜드 론칭행사에도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그룹 주요 임원들이 상당수 참석했다. 향후 진행될 사업 추진도 그룹과의 교감이 가장 큰 판단기준이 될 전망이다.
최신원 회장이 SK텔레시스를 2011년까지 매출 1조원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