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귀환` 깜짝쇼는 없었다

잡스가 돌아왔다. 하지만 깜짝쇼는 거기까지였다.

 9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이벤트’에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기립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올초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지난 6월 업무에 복귀한 뒤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애플 시사회 참석 이후 11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했다.

 C넷에 게재된 동영상에 따르면 잡스는 다소 여윈 모습에 쉰 목소리로 기조 연설을 했다.

 그는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중반 기증자로부터 간을 받았다”며 “이 자리에 서게 돼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잡스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였던 미 현지언론은 ‘왕의 귀환’에 지나칠 정도의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행사의 핵심인 아이팟은 새로울 것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애플이 발표한 신형 아이팟나노의 핵심 기능은 동영상 촬영 기능이었다. 시스코의 미니 캠코더인 ‘플립’에 맞서 아이팟 나노에 캠코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와이파이나 내장 웹브라우저는 없어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컴퓨터로 옮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C넷은 동영상 촬영 이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혁신 기능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루머로 떠돌았던 애플TV 업그레이드나 태블릿PC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찰리 울프 니드햄&코 애널리스트는 “이번 행사는 지극히 연례적”이라며 “해마다 이벤트에 앞서 루머가 판을 치고 주가가 올라가고, 행사가 개최된 이후에는 주가가 내려가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비꼬았다.

 대신 애플은 아이팟의 판매량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팟 전 라인업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가격 인하폭은 모델별로 최소 20∼120달러까지다. 32GB 아이팟터치는 기존 399달러에서 279달러로 120달러를 인하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팟은 여전히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의 74%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은 둔화 추세다. 지난 6월말 마감된 분기에 아이팟 판매량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1% 떨어졌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