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에 레이저 용접기를 납품하던 프로세스이퀴프먼트(PEC)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산업이 곤두박질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GM이 무너지면서 매년 안정적으로 들어오던 400만달러의 매출은 ‘좋은 시절’의 이야기로 끝났다. 출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엄청난 감원과 도산을 피할 수 없었다.
그때 구세주처럼 회사를 살린 온라인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미 상무부가 중소기업 혁신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국가혁신마켓플레이스(USA National Innovation Marketplace)’가 그것. 지난 5월 선보인 이 서비스를 통해 PEC는 2000달러의 컨설팅 비용으로 구미에 맞는 새 사업을 찾을 수 있었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업체를 고용하려면 무려 10만달러가 든다.
15일 포천은 중소업체와 발명자 사이의 아이디어 거래를 중개해 호평받고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국가혁신마켓플레이스’는 상무부가 운영하던 ‘제조업확대파트너십(MEP)’의 하나로 개발됐다. 유명 기업가인 더그 홀이 참여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제조업체에 개인 발명자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연결해 준다. 신기술, 아이디어는 가치분석 시뮬레이터 ‘머윈(Merwyn)’의 평가 과정을 거친다. 알고리즘 분석과 연구원들의 평가로 기술의 가치를 매기는 머윈은 나이키, 록히드마틴 같은 대기업이 개발한 검증받은 소프트웨어다.
더그 홀은 “사업가들은 제품이 얼마의 이익을 가져오는 지 알고 싶어 한다”며 “머윈을 활용해 발명가의 난해한 서술 대신 초기단계부터 위험과 기회를 적정히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PEC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노기술(NT)를 도입, 종전에 생산하던 기계를 의학 실험장비로 탈바꿈시켰다. 감원을 고민하던 이 업체는 사업확장을 위해 15명을 새로 고용하는 등 활발히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제이슨 울리 PEC 사장은 “국가혁신시장의 컨설팅으로 NT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국가혁신마켓플레이스’가 중소기업 생태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외신은 제조업체의 부름을 기다리는 재기발랄한 발명가들이 넘쳐나는 것으로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알약 하나로 골다방증 예방하기’에서 ‘먼지가 나지 않는 사포’ 까지 출품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또한 외신은 새로 도입된 프로그램이 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 변화를 보여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마이클 심슨 MEP 이사대우는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던 수동적인 전략에서 혁신과 신시장 개척이라는 능동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