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 - 대우조선해양 통합협업시스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통합협업시스템의 공종별 효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21일 통합협업시스템을 공식 오픈했다. 자사 협력사 4000여 군데와 조달 관련 전체 업무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혁신 프로젝트였다.

협력사 협업시스템을 구축, 가동한 조선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통합협업시스템은 그 적용 범위부터 남다르다. 협력사 등록부터 계약, 공정관리, 품질검사, 납품관리, 대금정산 단계 등 일부 업무 분야가 아닌 조달 협업 전 업무 분야에 적용해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번 사업은 대우조선해양이 정부에 제안해 추진한 첫 국책 과제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정부 지원을 포함해 총 20억원이 투입됐다.

대우조선해양 한성환 상무(CIO)는 “조선 수주업의 특성상 전·후방의 협력사들과의 신속정확한 협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이번 통합협업시스템은 협력사간 업무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유함으로써 대우조선해양이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가는 데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했다.

◇웹 기반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핵심=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존의 다원화돼 있던 협업 시스템을 하나로 통일시켰다. 자재조달(EBP), 협업생산(e-COPS), 전사적자원관리(ERP)의 작업관리 모듈 등 기존 협업 시스템을 통합해 단일화했으며 협력사간 협업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

또 통합협업시스템은 대우조선해양의 ERP, 그룹웨어, 업무프로세스관리(BPM) 등 내부 업무 시스템들과 연동돼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그리고 사용자 개인화 기능을 강화한 통합 포털을 구축해 협력사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구축했다.

◇업무 생산성 대폭 향상 기대=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총 6개월간의 개발 작업을 거쳐 지난 9월 말 공식 오픈했다. 기업 내외부의 다양하고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시스템인 만큼 테스트 작업과 사용자 교육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통합협업시스템은 크게 내부 사용자를 위한 구매 포털과 협력사 사용자를 위한 협력사 협업 포털 2가지로 구축됐다. 두 가지 버전의 포털은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용자 맞춤형 개인화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메뉴를 부각시켜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시스템에 접속하면 가장 최근에 종료했던 작업 화면을 자동으로 구성함으로써 사용자 편이성과 업무 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 생산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주조선업의 경우 설계 변경이 잦기 때문에 최종 완성물이 나오기까지 낭비되는 시간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는 설계도가 변경될 때마다 설계도를 출력해 택배로 협력사에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통합협업시스템 구축 후에는 협력사들은 온라인 포털에서 설계 변경 부분만 다운로드해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기술유출 방지와 정보보안을 위해 권한을 인증받은 사용자만 설계도면을 출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단가계약이나 발주시 공인인증서를 통한 전자인증 제도를 도입해 더욱 수월하게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협력사 담당자는 주요 업무 처리 사항(To-Do List)에 대한 요약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업무 누락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입찰, 주문, 전자세금계산서 등 주요 이벤트를 문자메시지나 e메일로 통보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주문정보,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자재 변경 정보 등을 협력사가 실시간으로 파악, 대처할 수 있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통합협업시스템에서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대규모 협업 시스템 구축에 국산 솔루션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공급자관계관리(SRM) 전문업체인 엠로의 공급망 최적화 솔루션인 ‘스마트스위트(SMARTsuite)’가 그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엠로와 SAP 제품을 놓고 검토한 끝에 엠로 스마트스위트의 웹 지원 능력과 시스템 유연성, 사용자 편의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웹 기반에서 외부 협력사와 협업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기 때문에 엠로의 솔루션이 보다 적합했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의 통합협업시스템은 한번에 수십만건의 데이터와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원활한 처리가 필수였다. 송재민 엠로 대표이사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구매가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구현 과정들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사 개발 플랫폼인 스마트프레임워크가 대용량 데이터 처리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프로젝트에 이어 조선 기업 생태계의 상생협력을 위한 조달협업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한성환 상무는 “현재 대중소 상생 IT혁신 국책과제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컨설팅 결과에 따라 오는 11월부터 조선 협업 네트워크에 필요한 추가 시스템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