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스마트폰 공급 늘려 ‘버라이즌 견제’

 AT&T가 미국에서 올 상반기 판매할 델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미니3’
AT&T가 미국에서 올 상반기 판매할 델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미니3’

AT&T가 올 상반기 처음으로 ‘안드로이드’와 ‘팜 ’운용체계(OS) 기반 휴대폰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폰 제품을 크게 늘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는 한편 올해 중반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독점 판매 기간 만료를 앞둔 행보로 풀이된다.

AT&T는 6일(현지시각) 상반기 델의 첫 스마트폰을 포함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5종과 팜 스마트폰 2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독점 판매해 온 AT&T가 안드로이드와 팜 스마트폰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T&T는 델, 모토로라, HTC 등으로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공급받는다. 델 제품은 현재 중국 등에서 판매하는 ‘미니3’ 시리즈로 3.5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팜OS 제품은 그동안 스프린트가 독점 판매했는데 이번에 AT&T가 판매권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AT&T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일반 휴대폰(피처폰)에서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앱스포올(Apps For All)’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AT&T가 안드로이드와 팜 제품까지 도입하기로 한 것은 갈수록 커지는 스마트폰 시장을 1위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버라이즌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드로이드’를 통해 AT&T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반으로 알려진 ‘아이폰’ 독점 판매 계약 종료를 앞두고 더욱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닐슨의 로저 엔트너 통신부문 애널리스트는 “AT&T는 아이폰 독점 판매 기간이 끝났을 때 잘 구성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독점 판매 기간이 끝나면 버라이즌도 아이폰 판매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대거 도입하면서 네트워크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AT&T는 아이폰 이용자들로부터 문자와 음성 메시지의 지연, 느린 다운로드 속도 등으로 심각한 공격을 받았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