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에 외국계 자본 몰린다

 G밸리에 외국계 자본이 몰리고 있다.

 IT벤처 집적단지인만큼 최근 들어 국내 벤처캐피털(VC) 회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 큰 손들도 될성부른 떡잎을 가려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미 1만개에 육박하는 기업이 모여 있는 G밸리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외국인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G밸리의 글로벌화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세계적 IT단지로 발돋움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도어록업체로 유명한 아이레보(대표 하재홍)는 스웨덴의 세계적 보안기업인 아사아블로이(ASSA ABLOY) 한국법인이 최대주주다. 전 세계 3만20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아사아블로이는 출입통제, 잠금장치, 보안카드 발급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유럽, 북미, 호주 등이 활동무대다. 이 회사는 디지털도어록 국내 1위인 아이레보의 잠재력을 보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재홍 아이레보 사장은 “해외에선 디지털도어록 보급률이 1∼2%에 불과해 아사아블로이 입장에선 아이레보가 벤치마킹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DVR업체인 ITX시큐리티(대표 박상열)는 지난해 6월 일본 CBC의 미국 현지법인으로부터 100만달러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보안사업만 35년간 해 온 CBC는 신뢰관계를 중요시하는 일본의 전통회사다. 이에 따라 전략적 파트너인 ITX시큐리티에 투자하게 됐다.

 전자지불결제대행(PG)업체인 이니시스(대표 김중태)와 보안업체인 이니텍(대표 김중태)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씨스캐피탈마스터펀드가 최대주주. 이 펀드는 5조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장기투자회사로 국내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간접적으로 외국계 회사와 관계를 맺은 곳도 있다. 전자신용인증서비스업체 이크레더블(대표 박찬성)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영국 피치(Fitch)의 손자회사다. 이크레더블의 모회사인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2007년 피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관계를 맺게 됐다. 이밖에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 이지시스템(대표 이승호)과 디지털 방송솔루션 업체 아이큐브(대표 강성재)는 인텔캐피탈코리아의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다.

 가산동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마티아스 루드비히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코리아 대표는 “G밸리가 아직은 미국 실리콘밸리나 인도 뱅갈루루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창의성과 유연성이 돋보이는 기업들의 용광로(melting pot)라서 외국인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