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금융위기에 이어 생태환경의 위기가 닥쳐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조만간 생태환경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며, 금융위기가 그랬듯 생태환경의 위기는 지금껏 사회를 유지해온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인류사회를 겨냥한 환경의 역습은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는데, 핵심은 금융위기, 환경위기, 에너지위기가 한 데 섞여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경제논리로 보면 한 사회의 경제성장은 값싼 석유자원이 풍부했을 때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석유자원이 조만간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요즘엔 이런 논리는 먹히지 않는다. 게다가 전 세계가 빚더미 위에 올라앉아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더 심각한 사실은 금융, 환경, 에너지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약할 대로 약해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위기만 있을 뿐 위기를 막을 주체가 없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석유 가격과 세계를 경악케 한 금융위기 탓에 전 세계는 생태환경의 위기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 환경 위기는 여전히 관심 밖이고, 대규모 적자재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정부는 이 문제를 풀어낼 여력도, 인력도 없다.
현재 우리 세대가 대규모 적자재정으로 발생할 막대한 부담을 미래세대로 떠넘기고 있음에도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소수다. 지난 20년 동안 각국의 정부는 세금은 줄이고 소비와 빚은 증가시켰다. 지금의 에너지 고갈, 금융 위기, 환경 파괴는 우리가 사치스럽게 살았던 대가이며, 나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이기적인 행동의 결과인 셈이다.
일부 경제학자와 생태학자, 미래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경 부채’라는 독특한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 부채는 ‘한 사람이 쓰고 복원할 수 있는 자원의 양’에서 ‘복원할 수 없을 만큼 써버린 자원의 양’을 빼는 것이다.
지구는 원상태로 복원하는 힘이 있으나, 한계가 있다. 과도한 소비 스타일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며, 미래세대가 소비할 자원마저 고갈시킨다. 한 개인이, 기업이, 그리고 사회가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 소비한다면 그 만큼 환경 부채는 증가한다.
예컨대 과도한 소비를 부추긴 미국의 환경 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최근 중국과 인도가 미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모방하면서 막대한 환경 부채를 쌓고 있다.
기업의 생존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업이 주주, 근로자, 지역사회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방법은 앞서 언급한 생태환경 부채를 도입해 미래세대의 이익까지 보호하는 것이다. 앞으로 시민과 소비자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은 현 세대의 이익과 미래세대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박성원하와이미래학연구소 연구원 seongwon@hawaii.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