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를 엿보기 위해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SBS TV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에 방송하는 ‘순간포착, 세상이 이런 일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줘 재미있고, 이들의 특별한 삶을 통해 미래사회를 예상해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우리가 100년 전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21세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들이 뭐라고 할까? “세상에 이런 일이!” 하며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호화찬란한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우리 입에선 ‘세상에!’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바다 위 조그마한 배에서 개와 함께 지내며 섬 여행을 하는 할아버지,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일하기 편하다는 아저씨, 맨손으로 수십 마리의 물고기를 잡아 맛난 매운탕을 끓여 저녁식사를 하는 부부, 평생 노란 색 옷만 입는다는 아주머니. 별난 사람들의 엉뚱한 삶이지만 미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는 사실, 엉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와 결혼한 소녀의 이야기는 동화 같지만, 미래의 결혼은 ‘꼭’ 사람과 사람의 인연으로만 맺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힌트를 준다. 로봇이 사람의 감성까지 흉내낼 수만 있어도 사람들은 로봇에게 마음을 주고 결혼까지 고려할지 모른다.
우리의 후손이 이런 ‘황당한’ 결혼을 결심한다면 우리는 한 사람의 아버지나 어머니로서, 할아버지나 할머니로서 이들의 결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이는 19세기 말, 조선의 한 처자가 벽안의 외국인 남자에게 시집간다고 했을 때 부모가 느꼈을 법한 ‘말도 안 되는 일’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안드로메다에선 온 우주인이라고 소개하고 강원도 영월의 한 시골에서 우주선 모양의 집을 짓고 사는 아가씨의 삶에서도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미확인비행물체(UFO)는 호기심 많은 초등학생의 관심사만은 아니다. 하와이미래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생물학자는 지구인이 외계생물을 발견할 경우, 이를 어떤 생물학적 윤리와 법으로 외계생물의 생존권을 인정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영월 아가씨의 삶이 재미있는 이유는 외계인과 만나는 시대가 되면 우리의 삶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볼 수 있다는 점이다. 50평대의 아파트나 6기통 자동차, 혹 명품 액세서리는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손님을 맞는 천진난만하고 꽃처럼 환한 미소! 이게 있다면 외계인과 대화를 트는 데 좋을 것 같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속선상에 있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모습을 띄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래는 신비롭고도 무섭다.
하지만 그 예상치 못한 모습을 이웃들의 삶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도시에서 직장과 집을 시계추처럼 오가며 살고 있는 샐러리맨들이 이런 이웃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조금은 쉬워질지도 모르겠다.
박성원 하와이미래학연구소 연구원 seongwon@hawaii.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