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본명 서정권)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했다. 도통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 등장 이후 음원 구매 기능을 넣은 애플리케이션 ‘DT JUNGLE’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등록했지만 수익은 무일푼이다.
#사회 초년병 김예나(25)씨는 출시하자마자 넉넉치 않은 월급을 쪼개 아이폰을 샀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수많은 무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지만 김씨는 아이폰에 불만이 생겼다. 음악을 들을 때 외부사이트에서 별도로 음원을 구해와야 했기 때문이다. 유료로 구매했지만 아이튠스와 맞지 않는 속성의 파일인 경우, 아이폰으로 들을 수가 없다.
한국인 창작자와 이용자는 애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 터널’을 충분히 누릴 수 없다. ‘아이튠스 뮤직스토어’가 여전히 닫혀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아예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음원구입과 아이폰 내 탑재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편리한 아이튠스 체계를 한국인은 이용할 수가 없다.
이용자는 수십만원을 들여 아이폰을 구매했지만 여전히 타 휴대폰 사용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음원을 충당한다. 외부 유통사이트에서 결제하거나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는 것이다. 이후 아이튠스 프로그램을 실행해 ‘파일 가져오기’를 클릭하는 방법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 애플이 구축한 아이폰 이용구조를 한국인은 ‘반쪽’만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콘텐츠업계의 ‘새로운 엘도라도’인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는 창작자에게도 그림의 떡이다. 서비스 자체가 열려있지 않아 이용자들에게 음원을 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음원을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앱으로 제작해 파는 일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금체계 형식의 앱은 창작자 개인이 아닌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 유통업체만 등록할 수 있다. 창작자 대다수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등 신탁단체에 소속돼 있어 운신의 폭이 좁은 탓이다. 현재 앱스토어 상에 올라와 있는 이효리의 4집 앨범 앱이나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 앱은 모두 유통업체와 기획사의 합작품일뿐, 창작자가 단독으로 일궈낸 수익모델은 아니다.
타이거JK나 장덕배 등 국내 뮤지션 중 일부는 이미 해외서버로 연결된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로 판로를 바꿨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유통대행회사도 생겨나는 추세다. 타이거JK의 앱은 아이튠스 해외 등록 대행사 ‘DFSB’에서 처음 제안해 제작됐다. 한국 앱스토어에서는 이 앱을 내려받을 수 있지만 앱에서 제공하는 ‘음원구매’ 기능은 이용할 수 없다. 음원구매를 클릭하면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중음악가 김종진은 “동료 가수 중에는 직접 아이폰용 개발 도구를 사용해보는 등 스마트폰을 통한 수익모델 발굴에 관심이 매우 많다”며 “한국에서 어차피 안 되기 때문에 벌써 지인 중에는 EMI 등 해외 대형 콘텐츠 유통사와 손잡고 빠르게 모바일 시장에 음원 공급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폰을 만든 애플은 묵묵부답이다. 박정훈 애플코리아 부장은 “애플은 답할 내용이 없다”며 “아이튠스 뮤직스토어가 열리지 않은 나라가 한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오프라인 음반 유통사 등 이해관계 당사자가 애플에 서비스 연기를 신청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아이폰 이용자가 50만명이 넘어선 만큼, 애플 서비스도 일괄적으로 열려야 이용자들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