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북한 악재 커도 경기 회복 기대감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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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유럽·북한발 악재보다는 월드컵·지방선거 호재 기대감이 크다.’

 잇따른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체감경기는 호조세가 이어졌다. 우리 경제의 자생력에 대한 믿음의 결과로 앞으로 다가올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경기 회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도 해석됐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각각 6월과 3분기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됐다. 또한 설비가동률이 여전히 오르고 있고, 우리 대내외 경제실적치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17일부터 24일까지 조사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08.9로 기준치(100)를 비교적 크게 웃돌았다. 이는 110대를 기록한 3∼5월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진 것이지만 BSI가 전월과 비교한다고 볼 때 여전히 경기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달을 포함시 전경련 BSI전망치가 10개월 연속 기준치를 웃돌았는데 이는 지난 2002년 10월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고로 오랫동안 지속된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전경련 측은 “6월에 지방선거와 남아공 월드컵 경기 등 내수를 진작할 큰 행사들이 예정돼 있고, 남유럽 재정위기가 오히려 환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키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개선돼 지수가 상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 수혜업종인 전자·통신장비의 경우 6월 전망치가 126.5로 크게 높았다.

 상공회의소가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 결과치도 124를 나타내, 2분기(128)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1분기 114보다는 높았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118과 116으로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설비가동률(123), 생산량(124) 등도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나타났다. IT유관업종만을 보면 전자통신(134)과 전기기계(129), 컴퓨터·사무기기(121) 등은 모두 120을 웃돌았다.

 설비가동률도 여전히 상승 추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공개한 ‘4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8%로 3월(72.4%)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동률 수준은 2002년 7월 이후 최고치로 경기회복에 따른 내수 증가 및 수출 호조로 생산 증가세가 지속된 결과라고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설명했다.

 경상수지도 수출 호조세 영향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서 지난달 경상수지는 1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2월 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선 이후 석 달째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반도체와 승용차, 석유제품 등의 수출 호조로 큰 폭의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국내외 대형 악재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남유럽발 혼란과 천안함 사태 가운데 더 큰 위기는 남유럽”이라며 “이 문제 또한 내달 예정돼 있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어떤 조치가 나올 것이고 그러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남유럽 위기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달리 피해규모와 문제점이 명확하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 공조체제가 가동되면 근본적인 위기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한국 금융시장은 견실한 기초 경제여건에도 불구히고 크고 작은 해외 충격에 부침을 겪고 있는 편”이라며 “금융시장 안정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감독당국과 시장참자가들의 꾸준한 노력이 이어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국 금융에 대해 우호적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다”고 말했다.

권상희·김준배기자 shkwon@etnews.co.kr